경소설회랑

주사위와 어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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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장 밑에서 먼지 쌓인 작은 주사위 한 쌍을 찾았다. 물로 깨끗이 닦아내어도 노르스름한 빛이 빠지지 않는 낡은 주사위 한 쌍. 나는 어릴적 온 가족이 모여앉아 브루마블을 하던 지난 날을 떠올려내었다. 


 항상 내 순서는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 세번째와 네번째 차례는 우리 부모님의 것이었다. 

 은행은 언제나 누나의 담당. 힘든 일이라며 늘 생색을 내었지만 언제고 나에게 맡겨지는 날이 없었다. 어릴적 가지고 싶었던 작은 권력. 그걸 꼭 쥐고있던 그날의 얄미운 누이.


몇억씩 오가는 장난감 나라에서 나는 부자가 되는 꿈을 꾸었지만, 제 아무리 부자가 되어도 판이 끝나면 모든것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나는 현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부자와 거지의 삶을 반복하다보면 언제나 남아 있는건 나와 누나 둘 뿐이었다.


무인도와 황금열쇠, 서울과 우주정거장. 우리의 환상의 나라가 세워진 판 위에서 주사위가 굴러가다 멈출 때마다 아이인 나는 기뻐하고 슬퍼했다.


그리고 동심이 무디어져 허망함과 무료함만이 남아있을 시간. 내가 굴린 주사위 눈이 가리키는 곳이 우리 누나의 서울이였을 때, 나는 이 병신같은 주사위를 내던지고는 오늘날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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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목

기린의목

ㄴㅏ

comment (1)

알리미
알리미 18.12.29. 04:39
PunyGod 님이 게시글에서 본 글을 링크하였습니다.

2018년 12월 28일 라한대 감평입니다. - https://lightnovel.kr/47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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