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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14 May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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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달빛꽃
협업 참여 동의

차디찬 겨울 바람에 귓볼이 아려오는 밤 길거리. 사람들이 거리위에 붐빈다. 당장이라도 집에 들어가 따스한 이불안에 파묻히는것도 좋을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것이 있다.


“아~ 따듯하다.’


나란히 길거리를 걸어가던 남녀 한 쌍이 갑작스레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윽고 여자는 남자의 코트 주머니에 마주잡은 두 손을 구겨넣고, 남자를 보며 생긋 웃는다. 그 모습에 남자는 사랑스럽다는듯이 가볍게 여자의 머리를 쓸어넘긴다.


육체에 깃드는 온기보다 더 따뜻할지도 모르는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것. 데이트였다.


연애 드라마나 소설에서나 볼법한 광경인듯 하지만, 이 주변에서는 특별한 광경이 아니다. 이 길거리 바로 앞에는 연인들끼리 약속의 자물쇠를 걸어두는 다리가 있다. 이른바 커플들의 데이트 명소이다보니 커플들이 즐비했고 너도나도 애정표현을 남발했기에 조금 낯간지러운 행동에도 거침이 없다.


이 길거리 전체에 사랑이 넘처 흐르고있다. 서로의 손은 당연하다는듯이 붙잡았고, 눈에서는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빨갛게 달아오른 귀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즐비한 이 길거리에서 한쌍의 남녀가 유독 어색하다. 주변에서 내뿜고있는 사랑의 기운이 두 남녀에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와… 사람 무지 많네. 빨리가요, 오빠”


여자는 익숙하다는듯이 남자를 이끌고 남자는 조금 어색한 느낌을 내면서도 여자를 따라간다. 그들이 이윽고 도착하는곳은 약속의 자물쇠를 거는 다리가 아닌, 모텔이 이러지리 세워진 모텔촌이었다.


논산 훈련소 앞에서는 물집 패드를 팔고, 고속도로에서는 간단한 주전부리나 졸음방지용 껌을 파는 노상이 있다. 소비자가 필요로하는곳에 공급자는 위치한다.


이 곳도 또한 그러하다. 남녀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모텔들이 들어서며 자연스레 모텔촌이 형성됐다. 약속의 다리를 지나온 커플들이 모텔을 찾을테니까. 그러나 이 남녀는 그곳에 들리지 않은 채 모텔에 도착했다.


“어… 방, 하나. 네, 주세요.”


여기저기 즐비한 모텔들 중 아무 모텔로 남녀가 들어가더니 남자가 방을 잡는다.


“7만원이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남자의 손동작에 망설임이 인다. 그 미묘한 감각을 눈치챈 여자가 작게 남자의 귀에 속삭인다.


“오빠, 아까워요?”


“아… 아니.”


남자가 카드를 급하게 내밀어서 결제를 마치고 모텔 주인으로부터 카드키를 받아든다.


“403호. 빨리 들어가자. 춥다.”


두 남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4층을 눌렀다. 1층… 2층… 3층… 대화는 없고 어색한 기류만 맴돌다가 4층에 도착했다.


“오빠, 왜 이렇게 어색해요?”


답답함을 참지못하고 여자쪽에서 먼저 말을 꺼냈다.


“아니, 나 이런식으로 하는 건 처음이라서.:


남자에게 여자와의 육체관계는 처음이 아니었다.


경험이 풍부하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세 명의 여자와 몸을 섞은 경험이 있다. 그가 어색해하는 부분은 연인이 아님에도 육체적 관계를 가진다는 점이었다.


둘은 약속의 다리를 건너지 않고 모텔로 직행했다. 같은 시간대에서 헬스장에서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서로의 몸에 끌려서 단순한 섹스 파트너로서 만난것이다. 


“어우, 꽤 순수하다. 몸은 그렇게 좋으면서... 다른 여자들이 안건드렸어?”


여자는 이러한 만남에 매우 익숙한 듯 보였다. 실제로 섹스 파트너로서의 만남을 먼저 제안한것도 여자측이었다.


“다… 철벽쳤지. 근데 네가 제일 예쁘더라. 그래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처음이야.”


남자의 솔직한 발언에 여자의 얼굴에는 베시시 웃음이 띈다.


“어, 뭐야 방금 그 발언? 나 조금 설랬는데 사실 선수인 거 아냐?“


대화를 이어가며 복도를 걷다가 3번째 방에 카드키를 꼽고 남녀가 방에 들어간다.


“오빠, 너무 마음에 든다. 같이 씻을까?”


“아니. 너 먼저 씻어. 난 정리 하고있을게.”


“에이… 알았어.”


여자는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고 남자는 침대 주변과 옷가지 정리하면서 조용히 자신의 생각에 정리한다.


‘이런 식으로 해도 되나?’


약속의 다리를 건너오며 지나치는 수많은 커플들의 얼굴와 애정어린 시선, 서로를 향한 강한 신뢰와 따뜻한 감정들을 느꼈다. 본디 이 남자에게 연애와 육체적 관계는 그러한 감정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한다. 지금껏 그래왔으니까.


고등학교 2학년, 학원에서 몰래 만났던 다른 여고의 그녀..

대학에서 만나 상병 5호봉때 헤어진 애증섞인 그녀..

제대 직후 아르바이트에서 만나 덜 자란 빡빡머리를 좋아해줬던 그녀.


육체관계를 가지며 함께했던 여자들의 얼굴과 그 시절의 자신이 떠오른다. 지금껏 가지고 있던 신념과 반대되는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괴리감과 모순을 느낀다. ‘이래서는 안된다. 이건 올바르지 못하다.’


그러한 생각을 하고 마침내 결심이 든 순간, 화장실의 문이 열린다.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육감적인 몸매. 하반신에 피가 쏠리고 육체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남자는 참을 수 없었다.


화장실로 들어가 거칠게 냉수 샤워를 했다. 나쁜 생각을 비워내는것이 아니었다. 올바른 생각을 비워냈다. 연예에 대한 올바른 관념, 순수한 사랑 등, 깨끗하고 좋은 감정을 비워냈다.


화장실을 나와 침대에서 고양이처럼 누워있는 그녀를 본 순간 남자의 몸은 다시금 반응했고, 여자도 남자를 반기며 육체적 관계를 시작했다.


몸과 몸을 포개었고, 남자와 여자의 몸이 하나가 되었다. 쾌락의 늪에 빠져들었다. 서로가 서로의 몸에 만족하였기에 이 육체적 관계는 서로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줬다.


그 와중에도 남자는 더욱 흥분했다.


“아… 아… 오빠, 거짓말이지?”


가슴속에 묘하게 피어오르는 일탈감, 해방감. 도덕적, 사회적 관념으로부터의 해방감. 과거에도 이러한 감각을 받은 적 있다. 학교 담을 넘어 몰래 중국집에서 먹었던 자장면, 훈련소에서 2주만에 몰래 폈던 담배.


“응…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해방감과 일탈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의 행동, 이 사랑없는 육체적 관계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에게 확인받고자 더욱 적극적으로 몸을 흔들며 육체적 관계에 몰입했다.


이윽고 두 남녀는 절정에 이르렀고 관계가 멈췄다.


“오빠… 솔직히 말해봐. 사실은 막 이 여자, 저 여자 만난거 아니야? 너무 잘하던데.”


거친 숨을 내쉬면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여자가 넌지시 얘기했다.


“오빠…?”


그러나 되돌아오는 답변이 없다.


“오빠.”


무슨일인가 하여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니 남자가 슬며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머, 오빠. 왜 그래?”


“응? 아냐, 그냥… 그냥 좀… 좋아서.”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남자의 목소리에는 분명히 슬픔이 깃들어있다.


남자가 눈물을 흘린것은 낭만을 잃어버린, 너무나 달라져버린 자신을 발견해버렸기 때문이다.


아련하고, 풋풋하고, 애틋했던 지난 날의 사랑과는 반대되는 인스턴트한 만남을 긍정해버린 자신이 미웠고, 납득했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그 말은 갑작스런 상황에 난처해하는 여자에게 전하는 사죄인 동시에 자신을 향한 사죄였다. 


‘이렇게 되버린 나에게, 어린날의 나에게. 미안해.’


여자는 적극적이었던 방금전의 행동과 반대되는 남자의 눈물에 당황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느끼고 안아줬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포옹에 따스하게 몸을 맡겼다. 


인스턴트라고해도 상관없다. 남자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한층 더 어른이 된다. 어린 시절을 잃어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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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에 보고 다급하게 쓰다가 지각. 감평만 해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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