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라한대]Online Game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 21:28 May 06, 2012
  • 7679 views
  • LETTERS

  • By Shapen

 

#

연쇄 번개!”

푸른 색의 번개가 강렬한 빛과 큰 소리를 내며 손끝에서 뿜어진다. 앞에 있는 고블린을 강타한 번개는 한마리로는 부족했는지 뒤에 있는 고블린들 모두를 강타하며 이어져나갔다.

삽질님! 이 틈에 달려들어요.”

나의 한마디에 중갑옷으로 무장한 큰 덩치의 사내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한손에는 검을, 한손에는 방패를 든 사내는 날아오는 공격을 모두 튕겨내며 중심에 있는 고블린 킹에게 달려들었다. 방패로 밀어친 다음, 검으로 하단을 베어버리는 2연타의 공격, [발목 베기].

그리고 이어진 건 검은 복면을 쓴 여자의 공격이었다. 보이지 않는 [은신]상태 였으나 갑자기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고블린 킹의 목에 비수를 양쪽으로 꽂아버리는 [나락 찌르기]를 사용했다.

날치야! 마무리 해줘!”

맡겨만 주세요! 유성 낙하!”

붉은 색의 로브를 입은 여성은 주저 없이 주문을 외우더니 고블린 킹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여러 개, 아니 수십 개가 떨어지더니 그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아까전부터 준비시켰던 일종의 작전이었다. 아무리 보스급의 몬스터라지만 이만한 타격을 입었으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얼른 룻해주세요.”

그러자 덩치 큰 사내 삽질은 조용히 고블린 킹의 몸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고블린 킹의 가슴팍에서 목걸이를 꺼내 들어보인다.

그림자님. 축하드려요. 제가 목걸이 뽑아드렸으니 다음에는 제 방패 좀 뽑아주세요.”

어우. 감사합니다.”

삽질은 검은 복면을 쓴 여자 그림자에게 목걸이를 주며 말했다. 그림자는 고마운 지 받아들자마자 자신의 목걸이와 바꾸어꼈다.

이제 딜링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하하

꽁치 오빠. 내꺼는 언제 나와?”

그림자가 부러운 지 붉은 색의 로브를 입은 여자 날치는 아쉬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내꺼 나오면 양보해줄게. 같은 마법 계열이잖아.”

실은 내 여자친구니깐 양보해주는거다.

진짜? 그럴거지?”

삽질님, 그림자님. 오늘 너무 수고하셨고, 내일 뵈요.”

그러도록 하죠. 다들 수고하세요.”

삽질과 그림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로그아웃했고, 날치와 나는 마을로 돌아가 좀 더 즐기기로 했다. 아직 접속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오늘은 길드 회의도 있는 날이니깐.

날치는 가방을 뒤적이더니 종이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 펼쳐들더니 찢어버렸다. 나도 마찬가지로 같은 종이 두루마리를 찢었다. 그러자 푸른 빛이 내 몸을 감싸더니 눈 앞이 어두워진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사람들이 많은 마을의 광장이었다. 물론 날치도 내 옆에 있었다.

날치야. 얼른 가자.”

…”

날치의 손을 잡고 향한 곳은 마을의 한 길가에 있는 작은 목조건물이었다. 나와 날치의 길드의 본부로 사용하고 있는 곳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모여서 회의를 한다.

. 저희 왔어요.”

그래. 잘왔어. 거기 앉아.”

이미 그곳에는 같은 길드원들이 모두 와있었고, 우리가 마지막인 듯 했다. 조용히 우리 자리로 가서 앉자, 길드 마스터인 루터형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늘 이렇게 모두를 부른 건나와 이 길드에 있는 내 친구들이 모두 서버 이전을 결심해서 이렇게 부른거야.”

뜻밖의 말이었다. 게임이 오픈하고, 지금껏 같이 지내왔던 형이 우리를 두고 다른 서버로 이전하다니……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도 친구들이 있는데 다같이 한 서버에서 하고 싶어서 그래.”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의 루터형이었다. 평소와 똑같이 차분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차가웠다.

어찌됐건 그래서 그런데, 이 길드의 마스터를 누구에게 줄 지…”

누구 하나 대답하지 못했다. 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와 날치 역시 이런 말을 할 거라고 전혀 몰랐고, 루터형의 친구들인 간디형과 테레사 누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안한 표정이었다.

루터야. 서버 이전 간다니깐 하는 말인데, 난 이참에 길드 나갈란다.”

말을 한 건, 길드의 가장 맏형인 짬뽕형이었다. 짬뽕형은 화가 난건지, 진지한건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제가 무어라 할 처지는 안되네요.”

루터형은 붙잡지 않았다. 그러자 짬뽕형은 바로 길드정보창을 열더니 탈퇴를 누르고, 건물에서 조용히 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몇몇 사람들도 짬뽕형을 따라 나가버렸고, 남은 건 몇 안되는 사람과 나와 날치, 그리고 루터형과 친구들이었다.

날치야. 미안하다. 이렇게 되버려서. 길드는 아무래도 해체해야겠구나.”

서버이전하고 나서도 연락주세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와 날치도 건물에서 나왔고, 너무 속상한 나머지 바로 로그아웃해버렸다.

 

#

하아…”

침대에 누워 계속 생각하기 시작했다. 3년 동안 가족같이 게임을 했던 형들이 서버이전을 하고, 길드를 나가버렸다. 왠지 버림받은 기분이었다.

게임은 게임 자체로만 재밌는 게 아니었다. 게임을 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거고, 그렇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친해지기가 쉬운만큼 떠나기가 쉽다는 걸 잊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가끔 게임이 하기 싫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때 옆에 있던 전화기가 울렸다. 날치의 문자였다.

 

오빠 괜찮아?

나도 루터오빠 말 듣고 놀라긴 했는데, 가는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힘들어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 때문에 힘들어지지 않을까?

남은 우리들끼리라도 재밌게 게임을 하자. ?

 

#

그 이후로 한동안 게임을 하지 않았다. 일이 바빠지기도 했고, 날치와 만날 시간을 유지하는 대신 게임을 줄였다. 다시 일이 한가해졌을 땐, 독서나 음악감상 같은 다른 취미 생활을 해보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무료했다.

그래서 다시 게임에 접속해보기로 했다.

? 꽁치님. 같이 가재면서 왜이렇게 안오세요?”

그림자와 삽질이었다. 그 둘은 나와 날치, 둘 때문에 만나서 지금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정말요? 이야이것 참 보람있네요. 하하

그런 기념으로 넷이서 던전이나 가볼까요? 어라? 날치님, 꽁치님 두 분 다 길드 없으세요?”

어쩌다 보니

그럼 저희 길드 오실래요?”

왠지 대답하기가 두려워진다. 내가 머뭇거리자 날치는 내 옆구리를 쑤시며, 얼른 대답하라고 말한다.

저희는….”

당연하죠! 얼른 초대주세요.”

원망스런 표정으로 날치를 바라보지만, 날치는 괜찮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초대드렸으니 수락하시고, 얼른 던전이나 가요.”

남은 사람들.

누군가가 버리고 가버리고 남은 사람들. 그건 날치와 나, 그리고 우리 길드의 모든 사람들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삽질과 그림자. 두 사람은 모두가 떠났지만, 이 곳에 남아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는 진정한 남은 사람들이 아닐까?

 

 

 

 

온라인 게임하면서 느낀

나름의 경험담이라고 할까요?

comment (2)

Shapen 작성자 12.05.06. 21:32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는 우선은 만담이나 개그요소가 있어야 하지만, 왠지 모르게 진지한 내용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ㅎㅎ;;
Ponte. 12.05.07. 01:25
온라인게임에서 만난 인연들은 결국 신작 온라인 게임이 나오게 되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그런 짧은 인연들이지요..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실제로 게임에서 만나 사귀게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고는 하더군요! 잘 읽었습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제 텔레그램에서도 알림을 받으세요! file Admin 2017.01.19. 637
공지 라한대 주최자 분에게 건의사항 드립니다 (4) Admin 2016.08.14. 907
공지 라한대(라이트노벨 1시간 쓰기 대회) 공지사항 - 대회신청은 여기 댓글로! (188) file 수려한꽃 2012.06.02. 87051
2400 라한대 [라한대기간넘음] 곱등이 vs ○갤러 (1) 눈팅러4948 2010.09.12. 14811
2399 라한대 공지 신년맞이 라이트노벨 후기 대회를 엽니다 (7) ㄹㅁㄹ 2014.01.03. 14699
2398 라한대 [라한대] 신은 주사위게임따윈 하지 않지만 벌칙게임은 할지도 몰라. 영드리머 2017.06.28. 13448
2397 라한대 [라한대] 닿기만 한다면! (+EX)-여백수정 (3) Leth 2013.04.28. 12383
2396 라한대 [라한대] 비밀무기 SB.K 2012.09.09. 11068
2395 라한대 [라한대] 끝. 시작? 묘졸 2012.09.09. 10330
2394 라한대 [라한대]본격나를찾아떠나는여행 (3) 한세희 2012.05.27. 9543
2393 라한대 3/4 라한대 감평 (1) 미르 2012.03.04. 9333
2392 라한대 [라후대] - 사랑 = 소녀 X 연애^2 (12) 란피스 2014.01.06. 8944
2391 라한대 [라한대] 김오택씨의 유언장 (4) 화룡 2012.01.22. 8884
2390 라한대 [라한대] 학교의 아이돌 Q.E.D (1) 칸나기 2012.03.04. 8683
2389 라한대 8월 14일자 라한대 감평입니다. (1) 수려한꽃 2010.08.14. 8466
2388 라한대 [라한대]라노베. 그건 사랑. (1) 라노베짱 히노 2010.08.14. 7999
라한대 [라한대]Online Game (2) Shapen 2012.05.06. 7679
2386 라한대 ─────라한대 여기까지 마감입니다───── 수려한꽃 2010.08.14. 7642
이동할 페이지 번호 입력 후 엔터
('160'이하의 숫자)
of 160 next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