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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의 일존을 보고 느낀 라노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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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9 Apr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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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불쌍한작가

처음 글 올리네요.

개인적으로 J노벨에서 수입해서 출간한 일본 라노베 '학생회의 일존'을 처음 봤을때 글쟁이로서 약간의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최근 일본 라노베의 멀티유즈가 활발화되면서 상당히 많은 라노베가 애니화 되었죠.

 

라노베 자체가 애니화가 용이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판매부수로는 충분히 애니화할만큼 인기있으면서도 애니화하기에 걸맞지 않는 여러요소때문에 애니화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설이란 표현방식을 다른 매체의 전환에 문제가 있을정도로 극적으로 고수하는 작풍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학생회의 일존'이란 작품은 애니화를 위해서 아예 처음부터 재단된 작품이라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극단적이고 적극적으로요.

 

이 작품에는 서사라는게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만담과 캐릭터, 그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장면의 연속입니다.

라노베의 구조중에 돌출된 특징을 더욱 부각시킨거지요. 사실 이 작품만큼 애니화하기 쉬운 작품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학생회실에서만 이뤄지는 에피소드, 극소수의 등장인물,  극적인 액션이나 사건이 거의 없기에 동화매수조차 많이

잡아먹지 않죠. 각각의 에피소드는 원작과 오리지널 스토리를 섞기 용이하며, 아예 원작 각권의 에피소드를 쉽게 조합할 수도 있죠.

적은 제작비로 최대효과를 노릴수 있는 원작의 교본은 이런게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현재 일본 라노베 팬(그리고 한국 라노벨 팬도 포함해서)에게 이게 잘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점점 라이트 노벨에서 서사나 극화도 필요없어져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든 다는 것이죠.

 

예전에 라노베에는 단순한 작품도 많았지만, 많은 인원과 수고가 동원되는 애니나 만화(요새 만화는 만화가 혼자 못그리죠)

에 비해 소설가 한 명이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살려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애니나 만화에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스케일 큰 이야기라던가, 매니아틱하지만 깊이 있는 세계관과 낯설지만 참신한

설정을 가진 이야기라던가.. 그림으로 표현하기 힘든 좀더 내면적인 심오함을 추구하던가 여러 시도가 있었죠. 

물론 이런 작품은 성공한 것도 있고 잘 팔리지 않아 말아먹은 것도 있었습니다.

 

즉 라노베는 '애니나 만화로는 꽤 수고가 들어가서 시도하지 못 할 부분'을 어느정도 파고 들어 있었다는 거지요.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그런 여러가지 시도로 지금의 일본 라노베의 입지가 구축되어온 것이고요. 

 

하지만 최근에 라노베쪽 독자들도 '작품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애니나 만화쪽에서 벌어지고 있던 현상이 라노베판으로 옮겨왔다고 해도 좋겠죠.    

작품의 '이야기' '세계관'등을 이해하기 싫어하며 그냥 '입에다 떠먹여주는'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만을 받아들이고

캐릭터성과 그 캐릭터의 매력을 살릴 수준의 이야기만 있으면 되는 독자가 많아지기 시작했죠.

 

학생회의 일존은 그것의 극한을 추구한 작품이라고 하겠죠. 

성공한 케이스가 있으니 이러한 작품은 앞으로 더욱 늘어갈지도 모릅니다.

많은 독자들이 착각하지만 시장이란건 어디까지나 독자를 따라가게 되어있고, 작가들은 되도록 독자가 원하는걸 써서 파는 거지요.  

한국에 먼치킨 깽판 양판소가 늘어났던건 많은 독자가 그걸 사거나 빌렸기 때문이고, 라노베에 이능배틀물이 많은 건 그걸 좋아하는

독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학생회 일존을 보면 라노베의 서사나 극화의 위기가 도래한게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런 작풍이 모든 라노베판을 점령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기우겠지만,  이런 성향의 작품이 최근에 하나의

큰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꽤 오래전부터 라노베를 즐겨오던 저로선 앞으로 라노베 추세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게 좀 착잡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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