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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 곱등이맨: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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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처리해야 할 악이 있다.

그냥 있다기 보다는 많다.

많다기보다는 넘쳐난다. 범람한다.

뭐, 그것을 위해서 경찰 따위의 치안 기구가 있다고 하지만......글쎄

그들이 집행하는건 정의가 아니다. 법일 뿐이다. 법과 정의는 많은 부분은 공유하지만, 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이 손댈수 없는 곳에서
쳐다보노라면 목이 부러질것같은
감히 기어오를 생각도 나지않는
그런 높은 곳에는 법이 닿지 않는다.
방기곡경旁岐曲逕
반계곡경盤溪曲徑
뭐, 애초에 이 사회가 그렇게 생겨먹은것이니만큼 어쩔수 없는 일이다.
나 하나가 불만을 가진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란 말이다.
이 사회 체제에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걸.

하지만

뭐.

자연스럽다고 해도

어쩔수 없다 해도

싫은건 싫은거다

싫다기보다는 혐오스럽다.

혐오스럽다기보다는

떄려 부수고싶다.

딱히 내가 정의의 용사라서 이러는건 아니다. 그냥 싫은게 싫은것일 뿐이다. 초법적 제재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사실 조금은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순수하게 싫은것이 눈앞에 있는게 견딜수 없는쪽이 강하다. 싫다, 싫다, 싫다, 정말 싫다. 부수고 싶다. 박살내고 싶다. 죽이고 싶다. 살해한다. 찌른다. 찔러. 찔러. 찔러.

하지만 뭘로?

나이프?

식칼?

회칼?

그런걸로 찔러 봐야 적은 죽지 않는다.

찌를수도 없는 높이에 있다. 뛰어도 닿지 않고 날아간다고 해도 닿을지 말지는 장담할 수 없다. 최종 보스다운 스펙이다. 보이지도 않고 닿지도 않고. 찌른다고 죽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이다.

신도 죽일수 있는 선같은게 보이면 좋으련만, 내 눈은 1.6/1.5라는것 외에는 별다른 부가 기능은 없다. 과일먹다 체한 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팔이 고무처럼 늘어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수영은 원래 못했다.

뭐, 그냥.

나는 약한 녀석일 뿐이었다.

저항같은건 꿈도 꾸지 못한다. 그보다 내가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그냥 한심한 젊은날의 꿈처럼 그냥 접어버릴까, 한 적이 수도없이 많았다.

예를들면 글라이더 날리기 대회에서 이기고 싶었던 적 처럼
체육제의 단거리 달리기 대회에서 이기고 싶었던 적 처럼
전교 탑 클래스에 한번 끼어들어보고 싶었던 적 처럼
좋아하는 여자아이....같은건 없었고

뭐, 그렇게 접어버릴까, 했다.

사실 접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아마 '그 날' 이 오지 않았더라면 틀림없이

그냥 체제에 순응하는 종이 되었을 테지.

다행이다.

그러니까.....'그 날'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냥 평범한 어느날 저녁일 뿐이었다.

저녁 먹고 후식 적고 tv 보면서 잠깐 와하하 웃고, 왠지 모르게 누나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싸우다가 내 방에서 혼자 툴툴거리며 침대 위를 활공하던 때였다. 참고로 누나한테 졌다.

내 방바닥 위에, 저 구석에.

흔한 노란색 장판 위에

뭔가 검고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호기심이 생기는건 당연하다.

호기심을 해결하고 싶은것도 당연하다.

그러니까, 다가갔다, 천천히, 아니 생각해보니 재빨리, 아무튼 다가갔다.

곱등이였다.

귀뚜라미가 아닌건 확실했다.

풍기는 아우라가 달랐다.

침입자를 인식하자마자 내 손에는 살충 스프레이가 들려 있었다.

조준, 살포.

곤충을,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가 놈의 몸에 닿았다.

뛰어올랐다, 얼굴로.

뭐가 살충제냐

해충 자극제잖아.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는 부끄러운 소리를 냈엇던것 같다.

곱등이는 내가 난리치는 통에 얼굴에서 떨어져 나왔다.

혐오감이 몸을 기어올랐다.

분노감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야구방망이.....는 없었기 때문에 적당한 무기를 찾던 나에게 둘둘 말린 브로마이드가 들어왔다.

누나 방에서 복수의 의미로 훔쳐온 아이돌 그룹 브로마이드였다. 종이라는건 말아놓으면 곤충 정도는 잡을수 있기 마련이다.
주저없이 장비하고 내려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마 첫눈이 땅에 떨어져 녹기까지 걸린 시간보다 짧았을 거다.
그리고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또다시 얼굴로 튀어올랐다.

질긴 녀석이다.

이번엔 좀 더 강한 무기로, 그래, 체육교과서 정도면 되겠지.

내려쳤다.

이번엔 맞지도 않았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번이나 당하자 그대로 넉 다운. 방바닥에 늘어졌다. 놈과 나 둘 다.

질긴 생명력이다.

강한 공격성이다.

집요한 구석도 있다.

나같은 녀석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는 녀석이었다.

말하자면 훌륭한 적수

용호상박龍虎相搏이다.

그 때였다.

'그 날' 의 '그 때'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질기고

강하고

집요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당하는 상대는 버틸수가 없다.

이거야 말로,

이거야 말로 완벽한 영웅상이 아닌가!

내가 바라던

내가 원하던

내가 추구하던

이거라면 저항할 수 있다.

이거라면 그 높으신 분들에가 닿을만큼 뛰어오를 수 있다.

그래

이거다.







그런 연유로, 나는 지금 곱등이 코스츔을 입고 잠복해 있다.

우선 영웅의 시작으로 간단한 불량배 퇴치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무기는 더듬이 육척봉과 절친한 친구에게서 빌려온 개미산 사출기.

그리고 연가시 채찍이다.

자아,

덤벼라 악이여

아무도 막지 마라

오게 두어라

내 더듬이가....굶주렸다!
---

내래 쓰면서도 존나 한숨쉬었기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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