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대

다가오지 않을 내일을 위해.

by 기행비 posted Mar 11, 2017 (22시 17분 12초) Replies 0 Letters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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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나에게 남은 나머지의 시간이다.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살아왔다.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서 살아가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야근까지 하는 도중에 정신을 잃었다.

소독약의 시큼한 냄새가 나는 흰방에서 눈을 떴더니 돌팔이가 나에게 병이 있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나 쌩쌩한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 치부하며 바로 퇴원을 요구했다.

당연하게도 그 돌팔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원비 얼마나 나올려나.

그렇게 나는 병원에서 뜻하지 않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해가 남중했을 무렵, 발걸음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나의 가족이 있었다.

뭐지? 그 표정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성질이 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오늘은 회진을 거부했다. 그저 나를 불쌍하게 여겨주지 말았으면 했는데.

다시 눈을 떴을 때 차라리 시작의 불공평함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잠에 들었다.

서방이각에 위치한 천체가 보일 무렵, 숨이 막혀오는 느낌에 눈을 떠서 끅끅하며 비상벨을 눌렀다. 다행히도 의사선생님이 재빨리 와주셔서 한고비는 버텼다. 그리고 아직 수많은 고비가 남아있음을 깨닫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아아, 신이시여. 만약 당신이 존재하신다면 왜 저를 이리도 아프게 만드시나요. 왜 제 어머니가 슬픔을 적시고 계신가요.

문뜩 가족에게 미안해졌다. 이럴거면 태어나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를 해도 소용없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마다 늘어나는 잔기침이 늘어났다. 하루종일 새하얀 방의 침대에서 누워있으면 곧 어둑어둑한 밤만이 날 찾아와줘서 서러워졌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유예기간. 나는 사형집행인이 오기 전에 탈옥을 결심했다. 가족들도 나의 탈옥을 도와주었다.

미치도록 화창한 날이였다. 유리문을 밀면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발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길판의 민들레와 자정의 상현달.

하루종일 걷다가 도착한 여인숙에서는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미련을 버리기 위해 나선 길이 오히려 살고 싶게 만들었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제발 살려줘

매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라. 그러면 기대하지 않은 시간만큼 버는 게 된다고 호라티우스는 말했다. 하지만 오늘이 진짜 마지막 날이였다. 나는 다시 병원에 들어갔다.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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