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대

[라한대]기사 이야기

by 양이질 posted Apr 30, 2017 (23시 39분 51초)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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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나 쓰러지고 만다.

"정신 차리거라."

데자뷰를 느꼈다.
 어렴풋이 피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함성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짧은 찰나, 검을 쥐어 일어서려고 하지만 비틀거리는 다리.
 그것이 과거의 내가 저지른 실수였다.
 목숨이 드나드는 전장에 남겨놓은 치명적인 수치이자 후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은 연병장이었다. 피 냄새는 사실 땀 냄새였으며 주위의 기사들은 모형검을 휘두르며 서로가 상대방을 제압하려 드는 모습들이 보였다.
 가장 가까이 선 누군가가 날 내려다 보았다.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 군. 벌써 지친 건 아니겠지?"
 태양을 등진 기사. 이쪽을 향해 손을 뻗어왔기에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뻗었다. 잡는 순간, 앉아있던 자신은 어느새 일어서있었다. 맞닿은 글러브로부터 느껴지는 묵직한 손길. 비록 그녀의 일격에 투구가 날라가버렸지만 그게 없더라도 보호구로 중무장한 나 자시의 몸이 가벼워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텐데.
 "역시 대단하네... 세리아는."
 솔직한 감정을 숨기며 그녀를 칭찬하자.
 "아니. 너야말로 대단했다. 한 끝 차이로 이길 수 있었어."
 예상했던대로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투구를 벗으면서 드러나는 미모. 왠만한 남성들만큼 짧게 깎은 금발이건만 경솔하거나 투박하기는 커녕 세련된 분위기가 그녀 주위를 흐른다. 땀에 젖은 백색 피부. 봄바람처럼 내쉬는 숨결. 자신을 바라보는 푸른 대양 같은 눈동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너에게서 망설임을 보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망설임.
 망설임이라....
 "아니...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이긴 했다.
 첫 전장에 서던 날. 난 처음으로 사람을 베어 검에 피를 뭍혔다. 남들이 말했던 첫 고비를 그때에 넘겼다. 그것도 간단하게 넘겼다. 그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무수히 많은 아군과 적들에 둘러싸여 쉴새 없이 검을 휘둘렀었기에 곱씹을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거듭 시간이 흐르고 흘러.
 육체과 정신이 극도로 지쳤을 때 기습을 당해,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그 순간.
 하지만 그건 일격에 패배한 뒤에 일어난 회상이었다.
 "좀 더 집중하거라. 잡념은 곧 전장에서의 죽음을 뜻한다."
 그녀에게 있어선 그 순간의 나 자신이 망설였던 것처럼 보였던 걸까.
 "역시 세리아 경! 훌륭한 일격이었습니다!"
 "크...! 보고 지릴 뻔했습니다!"
 어느새 그녀의 주위로 기사 여럿이 다가가 에워쌌다.
 그들은 그녀에게 감탄사를 던지기에 바빴다.
 연병장이 순식간에 연회장처럼 떠들썩이는 사이, 난 저 멀리 떨어진 투구를 줏으러 자리에서 벗어났다.
 난 다소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후......."
 기사로써 이러한 패배를 어떻게 여겨야 되는지. 난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단련을 게을리 한 적은 없다. 매일 같이, 악착 같이 몸을 혹사해가며 검을 휘둘러왔다. 때론 갑옷을 걸쳐서 실전과 같은 훈련에 임했다. 누구보다도 규칙적으로 생활해왔고 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휴식도 철저히 계산적으로 취했다.
 단련에 단련을 거듭하며 더욱 높은 경지를 향하고자 했다.
 흔들리지 않은 마음의 결과는 나 자신을 기사단의 으뜸가는 베테랑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항상 위에 서있다.
 고개를 들어야만 보이는 하늘처럼 높았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그녀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느낀 열등감. 그때 느낀 벽이 지금도 느껴진다. 나 자신이 강해졌다고 여겨졌을 땐 이미 그녀는 더 높은 경지에서 자신을 내려다 본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범인은 천재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녀는 처음부터 황새였던 것이다. 뱁새에 불과한 나와는 그릇부터가 달랐다. 나로썬 도저히 그녀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것이 현실.
 그렇기에 난 그녀의 특별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
 "세이라. 여기 있었군."
 "아, 단장님."
 난 그녀를 이기지 못하는 무수한 기사 중 한 명일 뿐.
 또한 그녀가 기억하는 무수한 기사 중 한 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마치 연병장의 들판에 난 무수히 많은 잡초들처럼 흔한 존재. 그나마 연관성이 있다면 동기에 불과하다는 점 뿐. 그녀가 나에게 손길을 내미는 상황들도 어찌보면... 내가 아닌 다른 동기였어도 그녀는 똑같이 대할 터였다. 그녀의 마음가짐은 기사도 그 자체니 말이다.
 언젠가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보다 중요한 위치의 사람이 나타나겠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녀와 나란히, 혹은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은 의문에 여태껏
 기대해왔지만, 이젠 슬슬 때가 다가온듯 싶었다.

 

 

달밤에 찾아온 공동묘지.
 그 날의 밤하늘은 보름달이 떠올랐기에 보기 좋았다. 이런 날엔 취하도록 술을 마시곤 한다. 이곳에 찾아와서 말이다. 오늘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온 탓에 벌써부터 입 안이 씁쓸했지만, 그렇기에 더 쓴 맛이 보고 싶어졌던 참이었다.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 벌어진다.
 "제임스. 여기 있었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어째서 그녀가, 라는 생각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우연한 만남에서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건 곧 부정되었다. 오늘은 분명 연회가 열리는 날이다.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일 터였다. 왕국 내 저명한 귀족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왕족들까지도 참석하는 자리다.
 모두의 시선을 받는 그녀가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걸까.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광경이 있었다.
 시선을 뺏기고 만다.
 달에서 내려온 여신이 그곳에 서있었다. 달빛을 품은 금색 단발머리. 파란색으로 된 드레스는 어째서인지 치맛자락이 찢어졌으며 매끄러운 허벅지 라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어깨와 쇄골도 찬란한 은하수 아래서 굴곡을 드러냈으며 한가운데에 놓인 청금석 목걸이가 밤하늘의 달처럼 홀로 떠있었다.
 그걸로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입은 분명 내 이름을 불렀다.
 분명 그녀는 기사일 텐데. 기사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가냘퍼보였다. 자극되는 보호 본능. 정말로 나 따윈 넘볼 수 없는 경지의 그녀가 맞는 걸까, 하고 끝까지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
 누군가를 만나러 나온 걸까. 이런 공동묘지에서 약속을 잡았을 리는 없고. 지나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곳 어딘가에 그녀의 지인이라도 묻혀있는 걸까? 하지만 들은 적이 없다. 그녀를 이곳에서 본 건 이번에 처음이었다.
 "아... 그건...."
 그리고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도 처음 보았다.
 "그냥... 산책을 하다 보니 이곳에 오게 되었군."
 분명 연회장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말을 타고 20분은 족히 타야 되는데.
 "모습을 보아하니 연회는 어떻게 된 거야?"
 "아, 이건 별 일 아니다. 그냥 뛰는 게 답답해서...."
 산책이란 게 원래 뛰어서 하던가...
 뭐, 그녀라면 충분히 가능성있는 이야기였다. 이런 차림의 그녀를 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평소에 갑옷이나 제복을 걸친 그녀가 뛰어가면서 체력을 단련하는 모습은 기사단의 동기로써 수도 없이 봐왔다. 그걸 드레스로 하기엔 걸리적거리니까 치맛자락도 저렇게 찢어버린 거겠지.
 저 드레스를 짠 장인과 선물했을 누군가에겐 결코 보여선 안 될 광경.
 그러고 보니 시선을 둘 때가 마땅치 않음을 깨닫는다.
 "내 몸에 뭐라도... 묻었는가?"
 애써 부끄러움을 숨기려 들지만 양팔을 감싼 상태에서 행동이 경직되어 있다. 표정은 어설프고 태도는 굳었다. 무엇보다 얼굴을 화장했어도 홍조는 가릴 수 없었다.
 그녀를 놀릴 수 있는 때가 언제 한 번 있었던가?
 마음껏 전신을 훑어보고는 근처의 의자로 그녀를 인도했다.
 "연회는... 마음에 안 든 거야?"
 이곳까지 온 것만으로 난 운명적인 무언가를 느끼는 동시에 우연을 외치며 한탄한다. 그게 아니면 다른 이유가.... 하지만 묘지 주변엔 불이 다 꺼진 마을과 짐승들이 가끔 출몰하는 숲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마을이나 숲에 볼 일이 있었던 걸까. 산책이라고 말했지만 그럴지도 몰랐다.
 그야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만남이었다.
 "연회장은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곳이다."
 여신 같은 그녀가 가까이 있는 탓에 시선은 자연스레 밑으로. 그녀의 머릿결과 귀, 목덜미를 훑어보면서 내려간 곳엔 아름답게 파인 쇄골과 어깨, 가슴골이 보인다. 허리에서 내려갈 수록 점점 부풀어 오르는 골반. 갈라진 치맛자락으로 드러난 탐스러운 허벅지는 본래 쓰디 써야 할 술맛을 달콤하게 만들어주었다.
 제복과는 차원을 달리 하는 광경.
 이런 내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표정은 진지했다.
 "다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더군. 겉으로 보기엔 화목해보였다.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이 터져나왔지. 만찬이 그들의 흥을 돋구었으며 웨이터들이 나르는 음료는 그들의 마른 입 안을 채워준다."
 그것들이 그녀의 빈 자리를 채워주진 못한다는 걸 잘 안다.
 나 또한 그러했으니까.
 "하지만 모두들 가면을 쓰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그들 사이를 가르더군. 가시 돋힌 문장을 포장하여 상대방에게 선물처럼 건네는 꼴이야...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그녀의 관심사는 기사도와 왕국의 역사 뿐.
 게다가 그녀는 순수함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어느 쪽이 옳다, 옳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었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사교 현장이라면 분명 편가르기가 소용돌이쳤을 것이고, 굳이 가면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질릴 만 했을 것이다.
 "나에겐... 거북한 곳이다."
 난 술을 들이마시며 달을 바라본다. 그러다 문뜩 자신만 뭔가를 마신다는 점이 걸렸다. 혹시나 해서 술을 마시겠냐는 시늉을 선보이니 그녀는 자연스레 수긍했다.
 술잔에 따라서 건네자, 그녀는 단번에 들이켰다.
 "쓰고... 독해."
 "그렇지?"
 그래서 빨리 취한다. 그런 상태에서 추억들을 떠올리면 답답함이나 씁쓸함은 희석되어 즐겁고 기쁜 감정만이 남게 된다. 적어도 난 그랬다. 순간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끝에는 결국 술에 위로를 받아왔다.
 그래서 그녀의 질문을 거북히 여기지 않았다.
 "실례지만... 혹시 이 무덤의 주인을 물어봐도 되겠나?"
 무덤 앞에 술잔을 놓으며 잠시 망설인다.
 잠시 망설였을 뿐.
 난 충동적으로 고백했다.
 "내 대신 죽었어야 할 사람."
 떠오르기 싫은 과거의 기억.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은 기억.
 이어지는 뒷이야기엔 조잡한 체인 메일을 걸친 중년의 남성이 시야에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벌써 몇 년이나 됐네... 우리가 처음 전장에 나섰을 때의 일이야. 그러니까... 그 자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난생 처음 보는 평민이었어. 인자한 인상이 마치 시장의 과일 장수처럼 보였지. 그런 자가 전장 한복판에 쓰러져있던 날 도와주려고 했어. 그... 머냐. 오늘 아침, 니가 내 투구를 저멀리 날려버렸었잖아. 난 바로 바닥에 드러눕었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지. 마치 그때처럼 난 멍한 상태였거든. 말에 치여서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 자는 그런 날 지켜줬어. 자기 목숨도 위험한 상황 속에서 내게 날라오는 화살들을 방패와 몸으로 막아줬어."
 그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가끔씩 꿈의 형태로 다가오곤 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신을 차린 내가 그 자의 손을 잡고 일어서던 찰나에... 그는 적국 기사에게 목을 내주고 말았어...."
 그것으로 꿈은 끝난다.
 깨어나면 아침인 경우가 드물었다.
 "그렇게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워진 시기 속 어느 날, 난 그가 남긴 표식을 통해 그의 가족을 만날 수 있었고 이름 또한 들을 수 있게 된 거야."
 이 세상에 저승이란 곳이 있다면 그는 날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자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언젠가 자신이 그곳으로 간다면 인사를 나누고 싶었다. 친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술 한 잔 정돈 사줄 수 있지 않겠는가.
 세이라는 존경의 뜻을 담아 말했다.
 "그 자는 명예로운 기사였다."
 "그래... 나보다 훨씬 훌륭하고...."
 만약 내가 그녀만큼이나 강했었더라면.
 "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랬다면 살아있었겠지. 저 자는."
 복수는 해냈으니 그에게 한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 없다. 그의 가족은 울기만 할 뿐, 자신에 대한 원망은 하지 않는다. 최대한 사례는 했지만 과연 목숨이 돈값만 하겠는가. 어쩌면 속으로 품었을지도 몰랐다.
 "첫... 전장이었다. 모두가 긴장하고... 모두가..."
 "넌 엄청난 공을 세웠지."
 내가 바닥을 뒹굴며 사경을 헤매는 동안 그녀는 적진에 쳐들어가 적국 장군의 목을 따냈다.
 "위로는 필요 없어. 난 어차피... 덜 떨어진 기사에 불과해. 사람 한 명도 못 지키는..."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었다.
 누가 죽든 말든.
 죄책감을 가장하며 그녀에게 화풀이하는 것 뿐이잖아.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다오."
 왜 그렇게 안쓰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거야.
 연민할 속셈이야?
 "이참에 말하는데 나... 기사단 그만둘 생각이야."
 그녀와의 대화에서 속단한 것은 아니었다. 확신을 서게 만들긴 했지만 기사단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몇 개월 전부터 생각해온 문제였다. 그녀에 대한 감정이 영향을 안 끼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젠 지쳤어. 어차피 평화로워진 시기야. 나 하나쯤은 없어져도...."
 순간 숨이 막혔다.
 "...!"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어째서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포개어진 입술. 맞닿은 촉촉한 감촉. 입술 사이로 세어드는 쓰지만 달콤한 술맛. 만일 내 착각이 정말이라면. 꿈이 아닌 현실이라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녀가 입술을 뗐을 때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전장에서 일어난 일은 기억하나?"
 난 그녀의 말에 과거를 떠올려본다.
 "세 번째는... 네 번째도... 그 다음도...."
 이젠 희미해진 기억이지만 단편들이 모이고 모여 자신을 과거 속으로 보낸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록 파편의 윤곽은 선명해진다. 제각기 다른 퍼즐 조각이지만 그걸로도 충분히 회상할 수 있었다.
 바로 그녀와 함께 한 기억들.
 "여때껏... 내 등을 지켜와줬던 기사가 바로 너였지 않은가."
 나에게 있어서 그녀가 특별한 존재였듯이.
 그녀에게 있어 나 또한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다.
 서로가 깨닫지 못했다. 나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그녀의 애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모두에게 상냥할 뿐이라고. 그것을 그녀는 자신에게 흥미가 없는 것처럼 느낀듯 했다. 충분히 그럴만 했기에 난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늘 밤이 아니었다면 난....
 그리고 이렇게 깨닫게 해준 운명과 같은 오늘 밤에 난 마지막 술잔을 따라 건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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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못하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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