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대 공지

6월 11일 라한대 마칩니다(감평)

by 한세계 posted Jun 12, 2017 (09시 04분 26초)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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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6월 11일 라한대를 마칩니다. 


총 열세 작품 받았습니다. 참가해주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사람이 만든 세계. 사실 큰 뜻은 없는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참가작들은 다양한 해석방식들을 보여주었고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제성보다는 재미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평했습니다. 


수상작은 삼치구이 님의 <썩은 사과>입니다. 세계관, 캐릭터, 상징, 가독성의 전체적인 면에서 본 작이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치구이 님은 제게 경소설회랑 쪽지로 은행과 계좌, 이름을 알려주시면 상금 입금하겠습니다. 


1위작 아래로는 따로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감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썩은사과-삼치구이. 

사이버 펑크였습니다. 

인간이 만들었으나 인간이 사라진 세계에서, 

남겨진 로봇들은 인류사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라진 이유를 찾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돌아올 인간을 위해. 

로봇의 인류사 재현도는 완벽하여 원래 세계와의 오차가 0에 수렴한다......고 합니다. 물론 인류 한 명 한 명을 재현한다는 뜻은 아니고 눈에 띄는 사건들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뜻이지만요. 

그런 세계에서 로봇 소녀는 불현듯 의문을 제기합니다. 우리는 왜 이러고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인간은 이미 없는데. 

그녀의 의문은 사뭇 인간적입니다. 인간이 없다면 로봇에게는 수행할 임무도, 목적도 없습니다. 만들어진 의미도 없지요. 마치 야생에서 태어난 인간이 그래왔듯이 말입니다. 그녀는 이제 인간의 세계에서 탈피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로봇 남자는 그녀와 생각이 다릅니다. 인간에 대한 견고한 복종. 그는 사과의 비유를 통해서 이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어떤 주관을 관철시킬 권리가 로봇에게는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모난 돌인 로봇 소녀는 제거됩니다. 썩은 사과는 더 이상 사과가 아니라는 그녀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세계관과 그에 걸맞는 주인공. 뚜렷한 메세지성이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오타가 두 군데 있었습니다. 
두 번째 단락에서 [수세기를 방화하다]->[수 세기를 방황하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단락에서 [머리만 남은 체]->[머리만 남은 채]가 맞습니다. 



2. 에코-1-프라마나스.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웜홀 기술이 개발되어 성간이동이 가능해진 시대, 미친 과학자들에 의해 초능력자나 아인종이 생기고 태양계의 모든 행성-다른 항성계의 모든 행성이 얼마든지 개척되는 시대. 

초반부에 설명을 길게 늘여놓는 건 원래라면 좋아하지 않지만, 흥미로운 설정이었으므로 이번엔 괜찮았습니다. 

지구 정부가 태양계 이외의 항성계에 대한 치안유지를 포기했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런 언급이 작품 세계관의 스페이스 오페라스러움을 증가시켜줘서 또 괜찮았습니다. 

막상 읽어보면 중심서사는 알콩달콩 동거 시작이지만요. 둘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겠다고 한 걸 보면 빼박인 겁니다.... 크큭. 작가 후기에 주인공 성별은 취향대로 정해도 된다고 해서 남녀 모두 대입해봤는데, 둘다 나름의 묘미가 있더군요. 

훈훈하고 좋은 글이었습니다. 

다만 표현들 중 눈에 걸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수필들은 판타지 소설과 비슷해졌고>라는 부분. 이미 참트루로 판타지화 된 세계에서 쓰기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었네요. 
그리고 2번째 문단 <처음 이름을 정할 땐 에덴> 부분에서 작은 따옴표가 2번 쓰이는 오타가 있었습니다. 



3. 나비잠-킹갓초원. 

애잔하고 슬프지만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현실이 배경이지만 주인공이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각몽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 설정을 깨달았을 때부터 좀 울적했습니다. 자각몽은 행복하지만, 꿈이라는 점이 슬프죠. 

주인공은 그 세계에서 한 사람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병약한 여동생, 미래. 그는 꿈속에서 자신의 여동생과 행복한 날을 보냅니다. 

......그 여동생이 큰 병에 걸렸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이 소설 끝에서 죽으리란 점은 사실 눈에 보였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반전이나 의외성 면에서는 점수를 주기 어려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소설이 장편이었다면 눈에 보이는 결말에 싫증이 났겠지만, 단편이니 오히려 결말 전부터 '저놈 골 깨지겠군'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여동생을 위하는 주인공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동생은 애껴야 하는 것이에양... 

근데 마지막에 미래를 <피래>라고 오타 난 게 있습니다. 잘 읽다가 조금 깼네요. ;ㅅ; 



4. 태양룡-낸시. 

포스트 아포칼립스였습니다. 

난세에서는 짐승도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남미를 수호하는 태양룡이 바로 그렇죠. 태양룡은 그야말로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수 차례 증명했고, 다른 영수들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존재인 듯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구라였습니다. 

솔직히 초반부는 좀 버거웠습니다. 설정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너무 길었어요. 읽다가 '아 이건 대체 무슨 설명충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쭉 읽다가 신문기사 원고라는 게 밝혀지면 이래서 그랬군 하는 생각은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너무 때려박은 것.... 

그래도 완독 후 느낌은 꽤 괜찮습니다. 단편이라는 구조에 세계관, 세계관을 설명하는 맥락, 세계관 속의 국소적인 서사가 잘 버무려져 있어요. 

오타 하나 있었습니다. 
[막울 내리다]->[막을 내리다] 

그리고 나의 백성들에게 깨달음~에서 이어지는 파트의 문장도 좀 이상해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빵과 포도주로 신체로 여기고 먹지만]
[신의 본뜬 육체로서 하찮은 너에게 조금만 더 자긍심을 가지길] 
이 두 부분이 그랬습니다. 



5. 사람이 만들지 않은 세계-불고기의반대말은물고기. 

주제 자체에 상반되는 제목! 이런 것도 좋습니다. 주제에 반함으로써 주제와 호응되는 이야기죠. 

앞선 작품들이 '사람은 세계를 주무를 수 있다'는 관점을 가졌다면 이 작품은 '세계는 사람의 것이 아니다'라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현실의 이야기였고,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환경파괴와 환경보호. 익히 들어온 논제죠. 

주인공의 독백으로 구성된 작품인데 제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환경 보호를 논하는 인류는 우습다'라는 꽤나 공격적인 잣대를 가졌으면서도 '자기보신을 위해 피해자를 관리하는 가해자'라는 날카로운 비유를 들고, 사뭇 진지합니다. 

처음엔 주인공의 논리가 그저 위악론에 불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이 뭘 어쨌든 간에 환경보호는 좋아 보이니까요. 하지만 주인공은 곧장 이 논리를 부숴버립니다. 그건 빵셔틀이 너무 다치면 부려먹을 수 없으니 잠시 내버려두는 것에 불과하다고요. 

실로, 인간은 지구를 탐욕적으로만 대했지요.... 

...라고 할까, 여기까지 다 좋았는데요. 여기서 끝나버리니 소설이라기보단 논설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고, 어디에서 누구랑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위 생각들을 한 것인지──등등의 서사가 없었습니다. 

라노벨이니까 환경보호운동가 여자애랑 논쟁하는 형식이라도 취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음.... 분위기는 달라져버렸겠지만요. 

어쨌든 주인공의 강렬한 사상은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6. 자동인형-라즈벤더. 

게임 판타지였습니다. 

이전 플레이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으나 그걸 활용할 수도 없고, 의지대로 미래를 바꿀 수도 없는 용사의 이야기. 

분명 마왕을 쓰러뜨렸는데 모험의 시작으로 돌아가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의문하지만 다시 모험이 시작되고, 용사는 정신적으로 지쳐 있습니다. 

그는 끝까지 자신이 게임 속 존재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베리 하드모드의 마왕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간신히 루프에서 해방됩니다. 게임 밖의 사람도 그에게 새 삶을 축복해줍니다. 

뭐... 그런 느낌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이었는데요. 

왠지 아쉬운 느낌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서사, 뭐가 어떻게 됐다, 하는 요소는 있지만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점에 있어 미묘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예를 들면 용사가 부조리한 루프 속에서 느끼는 의구심과 공포가 더 극대화 되어 다뤄졌다면-그러니까 실제로 시스템에 저항하려다가 실패하거나, 멘탈이 나가서 동료에게 격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그랬다면 이야기에 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건 제가 멋대로 이야기한 것이니 그런 스토리를 쓰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마침표와 쉼표를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문장 중간에 엔터 치는 건 괜찮은데 아무 기호도 없는 것과 대사에서 마침표가 없는 건 눈에 걸렸네요. 



7. 이브와 카인-110.70. 

하나의 설화 같은 글이었습니다. 

외딴 섬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년 리브. 리브는 늘 엄마에게 '용사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자신도 커서 용사가 되겠다고 말하고 바깥 세상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엄마는 바깥 세상에 대한 화제를 꺼려합니다. 

리브는 엄마가 바깥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렇지만 엄마가 어떤 사람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는 어른이 되면 바깥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 제한된 세계에 좀이 쑤십니다. 결국 바깥으로 가는 '문'을 찾아냅니다. 

이 외딴 섬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특수한 공간이었던 겁니다. 소년 리브는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 세계는, 이미 멸망한 세계였습니다.

......흥미롭게 이야기를 구성하고 의외의 결말을 제시하는 데에서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깥 세상에 대해서 추측을 해봤지만 이미 멸망해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요. 

그런데 결국 엄마는 정체가 뭘까요. 제목을 참고하자면 엄마의 이름이 '카인'인 듯한데...... 음,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기독교랑은 상관없을 테니까요. 



8. 버그-59.28. 

게임 판타지였습니다. 

10년 전에 출몰하기 시작한 벌레 괴물들과 싸워야 하는 주인공. 지름이 50미터나 되는 무당벌레와 싸우면서, 주인공은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정정합니다, 50센티미터입니다※※※

스테이터스 창이 있다. 통각과 피로가 없다. 병원에 가면 5분 만에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신'이 내려와 우리를 축복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신의 기적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도 체계적이다. 

그는 이 세계가 게임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헬릭스의 말에 따라 이 세계의 로그를 확인한 주인공은, 10년 전 신이 기적을 일으킨 그날 이전의 기록이 없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세계는 마치 디펜스 게임과 같고, 자신들은. 

자신들은 그저 버그와 싸우는 게임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죠. 

같은 게임 판타지이니....앞에 평한 '자동인형'에 비해서 이 작품이 갖는 장점은 의미성-의미강조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세계에 강한 의문을 갖고 있었고, 자신들의 정체를 깨닫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게임이다-. 분명 허탈해했겠죠. 그런 감정을 확실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가독성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이야기 사이의 이음새도 느슨했고요. 제일 눈에 걸린 부분만 말하자면, 주인공의 '의문'의 핵심이 되는 <신의 기적이라기엔 너무 체계적>이라는 부분과 <마치 디펜스 게임 같다>는 부분이 그랬습니다. 체계적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체계적이란 것이며, 디펜스 게임의 존재를 주인공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자동인형'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도 마침표와 쉼표를 사용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또 그리고, 도입부에 [들리다]->[들린다] 오타가 있었습니다. 



9. 소년 T-가유. 

시간 내에 들어온 마지막 소설입니다. 

무언가의 이유에 의해 인류는 멸망했고, 소년 T는 인간이 아닙니다. 소년은 최후의 인간이라며 끌려온 남자, 오웰을 심문합니다. [인간을 무엇을 위해 태어났지?]라는 질문을 통해서요. 

오웰은 [사랑과 변화를 위해서다!]라고 말합니다. 소년 T는 다시 대답해보라고 하고, 오웰은 반복합니다. 

처음엔 무슨 부조리극인가 싶었습니다. 

그들은 몇 날, 며칠이고 그 짓을 반복합니다. 남자는 식사시간 이외엔 계속 소년 앞에서 인간이 왜 태어났냐는 질문을 당합니다. ...아니, 화장실은요? 흠.... 

긴 시간이 지나고, 남자는 급기야 고문을 당하게 됩니다. 소년 T의 채찍질을 맞으면서 그는 계속 인간이 사랑을 위해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만신창이에, 코와 귀가 뜯겨나가고, 결국 그는 말합니다. 

[인간은 모두를 위해 태어났다] 

그 뒤로도 한참 두들겨맞다가 겨우 풀려납니다. 풀려난 뒤에도 불안에 떨다가, 어느날 인간은 왜 태어났냐는 질문을 문득 딸에게서 듣게 됩니다. 그리고 최후가 그에게... 

....... 역시 부조리극 같습니다. 

진심으로 모두를 위해 살아가는 인간.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라는 이야기 같은데요. 

음. 뭐가 어떻게 되서 이런 이야기가 된 건지.... 애초에 과학이 발달했다고 처음에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 발달해 있었던 건 폭력뿐이었던 것입니다.... 

뭐, 기본적으로 재미는 있었습니다. 



10. 한 처음에 하늘과 땅이 창조되었다-네크. 

시간을 넘기긴 했지만 1분 넘은 작품입니다. 

창세기로 시작하고 신이 세상을 굽어 살피러 내려오는 데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은 왜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워졌는지 물으려 하지만, 그 누구도 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밤이 깊어 가게 된 곳은 보호소. 그곳에 사는 염세주의자들은 신에게 세상의 어두운 면을 들려줍니다. 

...사실 이 부분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보호소 사람들이 말한 인간의 추악함은 다음과 같았는데ㅡ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며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노동자를 무시하고 토지를 개발하고 무책임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 이것은 제가 보기에 그리 큰 문제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보호소 사람들은 염세주의자였지만, 그 염세주의는 어디까지나 강자가 지배하는 세계를 미워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것을 갖고서 인간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나.... 뭐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끝에서 신을 한낱 격하시키는 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래서 주제-사람이 만든 세계에 들어가는 거군요. 뭐, 그대로였다면 신이 만든 세계니깐... 

오타는 하나 있었습니다. 
[인간들이 마음것 원하는대로]->[인간들이 마음껏 원하는대로] 

그리고 띄워쓰기가 잘못된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이건 따로 써두진 않겠습니다. 



11. 망상-산바람. 

작가지망생의 독백으로 구성된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소설을 쓰다 문득 이 세상은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얼마 전에 본 영화 트루먼 쇼 때문이고, 나아가서 주인공은 또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이 소설 등장인물인 걸 깨달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살짝 평범한 작품이라는 게 제 감상입니다. 반전, 독기, 관계 등의, 이야기를 고조시킬 요소가 전혀 나오지 않았네요. 그런 점에서 '사람이 만들지 않은 세계'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누구이며 어디에서 왜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하는 서사는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설령 내가 만들어진 세계 속 존재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결론까지. 깔끔해서 나쁘진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오타는 2개 있었습니다. 
[소설을 쓰다 보니 문득 그렇게 느꼇을]->[느꼈을] 
[어차피 내가 쓰는 데로]->[쓰는 대로] 



12. 일곱번째 날-날개달린망상. 

열세 작품들 중 유일하게 코믹한 작품이었습니다. 

3, 4번째 줄만 읽어도 이 작품이 코미디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트라고 할까요. 

앞번 작품도 그렇고, 솔직히 창세기 이야기로 시작하는 건 좀 식상한 느낌이 있었는데요. 이 작품은 그걸 교묘하게 비틀어 놔서 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겨드랑이 털부터, 아담이 하느님의 손톱을 뽑아 이브를 만들고, 그런데 이 모든 게 기득권에 의해 왜곡되었다는 결말까지. 

웃으면서 봤네요. 

유쾌한 작품 잘 읽었습니다. 



13. 데이트립-AERO. 

'에코-1'과 함께, 열세 작품들 중 유이하게 러브라인이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러브코미디인가 싶었지만, 읽는 도중에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주인공은 인간이 만들었으나 끝난 세계를 잠깐 스쳐가는 사람이었고, 남주와 여주의 관계는..... 음, 이거 열린 결말인 거죠? 

위버는 세실을 '촌년'이라고 부릅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난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어떤 사이인지는 알 수 있는 흐름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세실은 위버를 '꼰대'라고 부릅니다. ...솔직히 둘다 서로를 너무 심하게 부르는 거 아닌가 싶었네요. ;ㅅ;... 

두 사람은 여기저기를 놀러다니고 있습니다. 거리를 여행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장소를 바꿔갑니다. 

그리고 그 거리는 텅 빈 거리였습니다. 

지구 여행이 끝나고, 위버는 워프해서 다른 곳으로 가면서 세실과 이뤄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분량이려나요. 다 읽고 나서 보니 위버와 세실의 이야기가 너무 감질맛 납니다. 



이상. 



감평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설마 이 정도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해 뜨기 전엔 당연히 다 쓰겠지 생각했어요. 

밤 11시부터 작품 읽기 시작했는데 도대체 몇 시간을 쓴 건지... 5시반까지 쓰다가 잠깐 자고 등교해서 8시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으니ㅡ7시간 반 정도 되네요. 

늘 느끼는데 창작보다 감상과 평가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뒤로는 좀 쉬어야겠어요. 


그러면 
6월 11일 라한대는 완전히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작품들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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