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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 신은 주사위게임따윈 하지 않지만 벌칙게임은 할지도 몰라.

by 영드리머 posted Jun 28, 2017 (01시 39분 27초)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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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천연의 고지대. 지상과 천공 사이에 위치한 경계면상의 공간. 신과 신관이 머물며 대지를 굽어살피는 성지, ‘신의 보금자리는 실존하는 신의 상징물이자 인간세계를 수호하는 최고 사령탑이였다.

 

다만, 신의 권능이란 함부로 쓰이지는 않았고 직접적인 개입대신 신의 가호를 받은 용자들이 주축이 되어 숱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라고 각국에서의 용자전승에서는 기술되어져 있다.

 

마치 이라는 절대적 존재가 한갓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이라도 하는 듯한 뉘앙스지만 모든 전설에는 더러운 이면이 있는 법.

 

성전 기록자.

, 역대의 신관들이 관계자들에게로 하여금 신은 주사위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교훈적인 명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 모양만 그럴듯하게 짜맞춰둔 이야기에 불과하다.

 

지하미궁을 거점삼은 마족과 마수군단이라... 세계의 위협도 옛날에 비해 꽤나 수수해졌네. 인간도 슬슬 용사같은 거 필요 없지 않는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성전을 대수롭지 않은 일 취급하는 흰로브의 순수순백한 소년. 순진했던 여신관에게 신이 남겼던 첫인상은 그녀에게로 터무니없는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주기적으로 성전 치루는 것도 참 고생이로다. 이번 토벌대부터는 대물림제로 해둘까보구나... 용자후보들은 그대가 적당히 골라 보고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난 뉘앙스로밖에 안 보이는 소년신의 무신경한 태도에 여신관은 위기감이 적중했음을 깨달았고 이후, 용자들의 지명이 이루어지기까지 약 한달. 그리 길지않은 기간동안 금비단처럼 윤기나던 머릿결이 푸석푸석해지고 유순한 성격은 파탄직전에 이르렀다. 여신관의 이십대가 한달만에 끝장날 위기였다.

 

이걸로 내 역할은 끝났으니 성전이 끝날때까지 겨울잠으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로 하마. 그동안 그대는 성전 기록자로서 임무에 충실하라.”

... 네엣?! 겨울잠이라뇨?”

 

여신관이 반론할 틈없이 소년신은 그대로 제단을 침상으로 삼아 몸을 움츠리고 깊은 잠에 빠졌으며 깨어나지 않았다. 신은 과연 신인지라 말한즉시 실천하는 고귀한 행동력을 갖고 있었다.

 

진짜로 겨울잠?!”

 

세계수호 사령탑의 관계자로서 맞닥들이게 된 경악할 현실에 여신관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신이 멍때리는 광경을 수도없이 보긴 하였으나 대놓고 자리깔고 퍼질러 자는 광경을 보리라곤 상상도 못하였다.

 

신은 꼼짝없이 그대로 누워있다. 아마 시체인 모양이다... 이게 대체 뭐람! 이런거 못 써!”

 

여신관은 떠맡겨진 기록 집필을 수행하면서 자기임무에 대해 깊은 회의감과 함께 빡침에 잠겨있었다. 성전 기록물에서 신의 역할이 적은 이유는 단하나! 게을러빠진 근성썩은 신이 무엇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이여! 이제 좀 깨어나세요!”

 

신은 절대적이긴 하나 인간에 있어 유능하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존재이다. 불가해한 존재X.

 

일해라! !”

 

이번 성전의 시작과 동시에 동면태세로 돌입한 것만 봐도 보는 관점의 차이가 지나친 것이다.

 

작작 좀 자고 일어나앗! 이 막장신!”

 

거기에 한 두달정도가 아니라 석달을 꽉 채운 겨울 늦잠까지 자는 여유를 부린다면 가볍게 신성모독해도 정상참작될 것이다.

 

하아암~ 잘잤다.”

 

간곡한 잠깨우기 요청의 어느날! 봄날의 햇볕에 몸을 파묻었다 깨어난 고양이처럼 신은  헐벗은 차림새 그대로 기지개를 쭉 펴며 동면으로 굳은 몸을 풀었다.

 

겨울잠은 기대이상으로 환상적이였어.”

 

꿈꾸는 사춘기 소년같이 말간 눈과 발그레한 얼굴로 석달간의 숙면에서 드디어 깨어난 감상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니 여신관은 부아가 치밀다못해 평정을 되찾을 정도로 속이 몇차례나 헛돌았다.

 

전지저능하신 신이시여. 보고 할게 있습니다.”

? 그대, 받침을 빼먹었구나.”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그것은 그것이야말로 여신관의 노림수.

 

... 죄송합니다. 저능하신 신이시여.”

“...대체 어딜 빼먹는 거냐. 발언에 주의하라.”

. 주의하겠습니다. 저능신. 급한 일입니다.”

이 놈! 자연스럽게 하극상이냐! 당당히 속마음 털어놓기냐! 젊은 날의 패기냐!”

그렇지만 네가 벌여놓은 짓을 보자니 전능은 커녕 지능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석달을 기다린 보람을 느끼며 여신관은 시원하게 말을 쏟아내었으며 소년신의 창백한 얼굴은 울그락 푸르락해졌다. 신의 관대함으로도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수위가 넘는 발언이다.

 

이 불신자놈! 성전 기록물이나 다루는 일개 보좌가 감히 신과 맞먹으려 들지마라!”

 

소년신이 노여움으로 뜨거운 반응을 내놓자 여신관은 곧바로 가여운 얼굴로 변해 신세한탄을 해대었다.

 

신님 곁에 한명 밖에 안 남은 보좌역이겠죠. 전대 신관들이 죄다 은퇴청원 넣고 잠적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으으음... 그게 너였었냐? 으흠흠. 말세로다! 그래, 그대, 무슨 트집을 잡으려는 건데? .”

 

갈수록 격식이 사라져가는 신과 신관의 대화는 할 말이 궁색해진 신의 헛기침을 못마땅하게 노려보는 신관의 주도로 본론에 이어졌다.

 

이번에 뽑으신 용사들 말입니다! 용사들!”

? ? 걔네 마왕 잡으러 본성까지 갔잖아. 지금쯤이면 공략 다 끝내고 룰루랄라 고향으로 개선하는 중 아니냐? 고심 끝에 최강조로 뽑았는데? 올해 가장 잘한 일 베스트 3거든.”

역대최강? 개선은 개뿔! 이거 한번 봐봐요!”

 

신관은 신전 한가운데 비치된 수정구를 조작해 신이 선택한 용사일행의 근황을 당사자에게 비춰보였다.

 

? 얘네 왜 아직도 미궁 입구에 있냐? , 갔다온건가?”

아뇨. 그건 저능신의 희망사항일 따름이죠.”

설마?! 무능한 신관에 의한 중계사고인건가?”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용자 토벌대의 근황은 공략실패를 되풀이 하는 식으로 계속 중계되고 있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을 정도라구요.”

 

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마왕토벌에 마지막 난관이라지만 벌써 세 달은 넘었을텐데... 용사파티의 실력이라면 한 달정도 애쓰면 어찌어찌 공략될 터였다.

 

이거 실제상황이냐? 막 지어낸 환각같은 거나 속임수같은거 아니고?”

, 당연한거 아니오. 아무리 내가 막나가기로 맘먹었다지만 이런 사안에 농담섞을 리 있나! 저것들, 통과 못하고 헤메는 꼴 좀 봐요!”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려는 소년신에게 여신관은 강경한 어조로 불만을 터뜨렸다.

 

으흐흠! 이번 마왕은 꽤 하는군. 난공불락의 대 미궁이라, 무섭도다!”

 

소년신은 헛기침으로  애써 위엄을 갖추려했지만 이미 때는 돌이킬수 없었다.

 

세계구원문제를 어물쩡 넘기려고 하지마요! 댁이 뽑은 녀석들이 제대로 된 것들이였다면 땅굴을 파서라도 진작에 통과했겠지!”

“허- 그래서 신의 선택을 갖고 왈가왈부 하겠다? 지금 상황이 좀 안좋기로서니와 신의 판단력에 의심 가지는 건 불경죄야. 닥쳐온 세계위기를 뛰어넘을 최강인류를 뽑아놓은 게 뭐가 나빠! 세계최강의 유전자가 수호대가 된다면 대대손손 인류존속 아닌가?

 

한쪽 어깨쪽으로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는 신의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고 신관은 잔뜩 약이올라 소리쳤다.

 

그러니까! 신님, 당신이 고른 용사 녀석들에게는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어요! 부활만 50번째야!”

?! ...오십번이라?!”

미궁을 통과대상으로 보지 않고 싸움대상으로 보고있어! 이거 그냥 싸움밖에 모르는 무장 자폭집단이잖아! 당신, 세기말 패자집단을 만들어서 어쩔 작정인데!”

 

여신관의 절규섞인 원망에 소년신은 아득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난생 처음으로 등 뒤로 식은 땀을 흘렸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문제없으나 결과가 나쁘면 큰 뜻도 인정못받는 게 세계의 이치. 그것이 신이 내세우는 섭리. 한번도 빗나가본 적 없는 계시가 무엇인가 단단히 잘못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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