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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 위대한 게임

by 서기 posted Jul 05, 2017 (21시 50분 00초)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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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이 오지 않는 이곳에서,

나는 계속 싸운다.

계속 계속 계속


이겨라.


주문처럼 되뇌는 말을 다시 떠올리며 나는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눈을 감았을 때의 정적은 단 한순간에 스러졌다. 마치 물 위로 급격히 떠오른 것처럼 주위가 온통 소란스러웠다.

어둠만은 완전히 걷히지 않지만.

""" &@#₩% !!"""

언어로 들리지 않는 함성. 그러나 거기에 담긴 열기만은 진짜겠지. 원래 사람은 오래 전부터 자신은 안전한 곳에서 남이 죽어가는 것을 관음하길 즐긴다.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수십세기가 지난 지금, 그 더러운 혈투가 되풀이된다.

나는 발을 딛고 선 땅을 내려다보았다. 흑백.흑백.흑백. 가로세로 3m, 그 정도 크기의 수많은 흑백정사각형이 모든 바닥을 뒤덮고 있다.

내 바로 옆, 하얀 네모 위에는 기괴한 형상을 한 로봇인지 생체병기인지 헷갈리는 물체가 서 있고 내 바로 앞, 디펜스 라인은 육중한 바디벙커로 무장한 인형병사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아직 상대의 진형은 보이지 않는다......

돌연 머리 위로 커다란 목소리가 떨어졌다.

"신사 숙녀 여러분. 환영합니다. 저는 이 위대한 게임의 마스터 중 하나, 마르스입니다."

핏빛 진창에 닿지 않는 상공에서 무도회 가면을 쓴 남자가 부드럽게 울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은빛 원반처럼 생긴 사회자 전용 기구에 올라선 채. 이어서 한손을 경쾌하게 내리며 허리를 굽히는 무도회식 인사. 그에 호응하는 환성과 함성이 귀와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다.

"저 마르스, 여러분을 오늘의 첫번 째 무대로 안내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겠습니다. 자!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마르스가 한손을 힘차게 뻗자 그 손끝에서부터 반딧불이같은 빛무리가 퍼져나가더니 이윽고 거대한 입체영상이 떠올랐다. 

거기에는 내가 있다.

"처음부터 쟁쟁한 신인! 올림포스를 경천동지하게 만든 세기의 이단아! '반' 선수입니다!"

우레같은 고함이 터져나왔다. 거기에는 값싼 감정밖에 담기지 않아 나도 값싼 미소를 지어내보였다.

"그리고 그의 상대는 최근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희대의 이재! 아이라스 선수입니다!"

내 입체영상이 뭉그러지고 다른 이를 빚어낸다. 초록색 산발 머리. 오만하게 웃는 입. 그러면서 매사를 경멸하는 듯한 눈매.

나 못지않은 혹은 그보다 더한 소음이 울려퍼졌다. 저리 소리를 질러대면 목이 아프지 않을까 싶을만큼.

"이런 빅매치가 첫 무대부터 시작되니 저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여러분 두 기사의 승부를 지켜볼 준비가 되셨습니까? 그들의 수읽기, 그들의 지혜싸움을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지금부터,

GAME START!


어둠이 사라진다. 빛이 몰려든다.

희망의 빛이 아닌,

투쟁의 빛이.


이겨라. 이겨야 한다. 이기는 자만이 모든 것을 갖는다.

그래서 난 망설임없이 살육을 명령한다.

"키메라, 적을 견제해!"

내 곁에 있던 괴생물이 포효를 내지른다. 끊어오르는 포효 다음에 이어지는 건 산성 타액 덩이다. 박격포처럼 높이 솟구쳤다가 적군이 다가오는 진로에 차례차례 떨어졌다.

아이라스- 이름은 들어봤다. 돌격력이 강한 트롤 등의 괴물로 선발대 구성, 상대의 방어벽을 허물고 곧장 제파식 병력 투입. 이런 견실한 전술로 재미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아니다.

과연 키메라가 만들어낸 산성 웅덩이가 몽둥이를 들고 달려드는 트롤들을 저지했다. 무릎바로 직전까지 강산에 담궈지는데 충격력이 남아있을 수 없다.

트롤들의 들끓는 아우성. 거리가 닿지 않아 손에 쥔 몽둥이만 애처롭게 휘두른다. 그나마 머리가 돌아가는 녀석은 몽둥이를 던지기도 하지만 철저하게 빈틈을 없앤 디펜스 라인이 나를 보호했다.

다음에 이어질 제파가 주춤거린다. 트롤보다 월등히 작은 고블린 종류. 본래 트롤들이 전선에 구멍을 뚫고 나면 그것을 잡아벌리는 역할이었을 텐데 지금은 구멍이 없다. 그들 뒤에서 녹색 머리의 사내가 울화통이 터지는 눈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감정에 휩쓸리면,

가라앉기 마련.

나는 역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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