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대 공지

2017년 7월 15일 라한대를 마칩니다.

by 총♂잡이 posted Jul 16, 2017 (14시 49분 31초)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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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라이트노벨 한시간 쓰기 대회)는 경소설회랑 자유연재 게시판에서 비정기-주로 일요일 저녁 즈음-로 열리는 라이트노벨 창작 이벤트입니다.


*엽편(葉片)소설은 원고지 4-20매 분량의 짧은 소설, 꽁트를 가리키는 말. 나뭇잎처럼 작은 지면에 인생의 번쩍하는 한순간을 포착, 재기와 상상력으로 독자의 허를 찌르는 문학양식. 주로 꽁트라고 불려진 엽편소설은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예상을 뒤엎는 경이로운 결말을 갖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들 주제를 정직하게 써먹으셨더군요.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 경소설회랑의 새 에디터가 참 멋집니다. 최고에요.

   



  

EIR – 시인

     

“내가 물었다.”

     

제목도, 내용도, 전개도, 마무리도 참 좋은 글입니다. 

읽는 태도나, 방향이나, 느낌에 따라서는 작품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점도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짧은 길이가 작품의 매력을 깎아버렸어요. 충분히 차근차근 늘여낼 수 있었을 텐데요. 그 탓에 딱히 드릴 말씀이 없어 유감입니다.

제출하신 시간으로 미루어보아, 다른 급한 일이 있었던 모양이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errr – 신주단지

     

“이제 시간은 다시 그를 비껴갔다.”

     

꼬리를 문 뱀. 

고대 그리스에서는 완전이자 무, 영원한 시간을, 북유럽에서는 세계, (이 작품에서는 이 두 의미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불교에서는 윤회의 바퀴를, 이집트에서는 우주를 상징합니다.

이렇듯, 우로보로스는 동서고금의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순환, 죽음과 재창조, 영원의 존재 혹은 생명을 의미하는 하나의 심볼이 되었죠. 이제는 조금 식상해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요.

왜 뱀이어야 했는지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고…… 작품을 꿰뚫는 내용에도 멋지게 부합하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마지막 부분도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그 또한 새로운 시작일 거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군요. 잘 봤습니다.

     


한강따라오너라 – 자살각

     

“바람이 불어오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불어가는 것인지.”

     

감성 오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뭔가 담아내려고 하신 것 같은데 실패하신 모양입니다. 공감도 전혀 안 되고, 그렇게 만들려는 마음도 없어 보여요. 읽는 사람의 입장도 조금은 헤아리는 게 어떨까요. 

적어도 저는 이 글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삼치구이 – 실수

     

“살아있는 모든 인간은 소중하다.”

     

구조에 의해 억지로 만들어진 뻔한 이야기가 설득력조차 갖고 있지 않네요. 수미상관에 억지로 맞춘 마지막 부분에서는 거추장스러움마저 느껴집니다.

그리고…… 작품 제목이 정말 멋졌습니다. 이런 센스가 정말 부러워요.

글은 참 잘 쓰시니까 다음에는 더 멋진 작품이 나올 거에요.

     


아르투로 – 광기

     

“나한테 미친년이라고 했었지?”

     

이 작품을 쓰면서도 수상은 생각하지 않으셨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분명 뚜렷한 가치를 지닌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연출이 상당히 적합했고,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도 않았으며, 그를 도울 요소도 착실하게 깔아두셨으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편하게 본 글이었습니다. 굳이 주제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멋졌습니다. 잘 봤습니다.

     


YangHwa – 악수

     

“내 개가 돼라.”

     

저는 BMG의 보편적인 감성을 사랑합니다. 이제는 상당히 퇴색됐습니다만, 라한대에 어울리는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캐릭터 묘사도 마음에 들어요. 조금 더 촘촘히 넣어두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원래 쓰시던 글의 일부를 잘라서 올려놓은 뒤 틀에 맞춰 넣은 느낌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특유의 불친절함이 있습니다. (독립된 단편으로 본다면) 그런 점도 이 작품의 매력으로 느껴집니다만, 주제를 생각하자니 조금 아쉽군요. 잘 봤습니다.

     


Bugstrin – 첫사랑 찾기

     

"또 도전하시겠어요?"


인텔社와 도시바社가 공동으로 제작한 광고 영화의 동명 리메이크 작품, <뷰티 인사이드> 의 내용을 길고 넓게 늘어트려 놓은 뒤 비튼 것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인상 때문인지 이야기가 얇게 느껴지네요. 마치 베트남 요리에 쓰이는 라이스 페이퍼처럼요.

<뷰티 인사이드> 는 정말 형편없는 영화였는데, 그래도 그것보단 훨씬 낫네요. 적어도 극장에 127분을 앉아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시답잖은 핍진성은 그리 좋게 안 보이는군요. 읽기 힘들고 턱턱 막혀요. 감상을 쓰기 위해 이번 대회의 모든 작품을 세 번 이상 읽었는데, 읽을수록 읽기 힘들어진 유일한 글이었습니다.

‘천사’ 의 얼굴에 대한 개연성도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이 역시 (다른 작품들처럼) 주제에 맞추려다 보니 나온 어긋남이 아니었을지.

그런 부분을 커버해야 하는 전개가 탁월하지도 않았고, 연출도 그냥 흘러갈 뿐입니다. 앞서 말한 영화 때문에 생긴 편견 때문인지, 아니면 흔하고 뻔한 내용 때문인지, 지루했습니다.

     


네크 – 검과 방패

     

“소녀는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이런 글이 하나 정도는 나와 주지 않을까 했습니다.

읽기 빡센 SF 설정이 설명도 없이 훅 들어오곤, 이해를 강요합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니, 숨이 막혀오는 걸 견뎌내며 읽어나갈 뿐이죠. (주제넘은 말입니다만) 이런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면, 조금 더 힘을 빼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 묘사도 이 정도면 괜찮다 싶습니다. 무난하게 좋았어요.

정말 참 괜찮은 설정과 내용이었는데, 하나의 단편으로 보기에는 너무 텁텁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감상 전체가 다 그렇지만) 이건 제 취향 문제일 수도 있으니 너무 신경 쓰지는 마세요. 잘 봤습니다.

     


아님이 – 장마

     

“죽어! 변태야!”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두 (버스를 타고 등교했으니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 일상 속의 비일상…… 과하지 않은 자극…… 그리고 관계의 진전……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합니다. 꼼지락대는 묘사도 읽기 즐거웠어요. 자고로 라이트노벨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점을 덮으며 장점이 된 분량은 그 자체로 단점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주제에 맞게,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이 분량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신주단지’ 와 ‘검과 방패’ 를 쓰신 errr 님과 네크 님. 오늘 안으로 경소설회랑 쪽지로 핀 번호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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