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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 답은 있어

by HARPY posted Sep 17, 2017 (22시 45분 55초) Replies 1 Letters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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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내 이름은 ***.

***이 뭔 이름이냐고? 니들이 내 이름을 알 필요가 있나? 그냥 내가 상상속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생각일뿐인데?

흠,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을 소개할 필요는 내게 남은 인간성만큼도 없는 것 같네. 내 소개를 마저 하자면, 난 지금 실시간으로 미쳐가고 있어. 

미를 'Hit'해서 자해한다는 뜻은 아니고 'Crazy', '狂'으로 쓰는 미친다지. 이 개그 좀 괜찮은 듯?

왜 미쳐가고 있냐고? 사실 내가 너희들을 상상한 이유가 이 이유를 말하고 싶어서야.

한국역사가 반만년이라고 하던가? 지금 내 나이도 그래.

물론 보이는 나이는 한 고등학생쯤 되보이지. 너희들은 못 보겠지만.

근데 내가 어떻게 반만살이나 되냐고? '타임리프'했거든, 셀 수 없이.

누군가가 이세계에 끌려가는 클리셰 중에 트럭에 치이는 거 있잖아? 등굣길에 치여서 이건 100퍼 뒤졌다고 생각했더니, 그 다음날 아침으로 돌아가있더라고.

처음엔 꿈인가 했지. 일어나서 움직이면서 꿈하고 일치한 부분이 나올 때 마다도 예지몽인가 싶었고.

그러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했을 땐가? 신입생 OT 갔다가 또 차에 치여서 죽었어. 승용차에. 그랬더니 그날 아침으로 돌아가더라고?

그 때 느낌이 왔지. 아, 내가 트럭에 치였던게 꿈이 아니었구나.

2번째 리프땐 즐거웠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다 배운 내용이고, 덕분에 천재소리도 들어보고, 고등학교 때 꽤 꿀빨고, 대학도 1번째보다 좋은 대학으로 들어갔어. 그 때 유일하게 후회한 게 복권번호나 스포츠 경기결과를 못 외운거? 토토나 복권으로 돈 엄청 벌 수 있었을텐데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별일없이 살다가 군대를 갔고, 일병 때 군대에서 사고로 중상입고, 입원했지.  

그 때 정말 고통스러웠어. 팔도 다리도 내 마음대로 못 움직이고, 부모님은 나 때문에 매일 울고, 가끔씩 발작찾아오고.

그러다가 발작 심하게 일어나고 의사가 늦게와서 죽었지. 그게 3번째 죽음이었나?

근데 또 돌아가더라고 트럭에 치여 뒤진날 아침으로. 그 때까지도 좋았어. 아직은 좀 더살고 싶었거든.

이번에도 꽤 즐거웠지만 이번엔 안 죽겠다고 다짐하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살았어. 덕분에 인간관계가 좀 나빠졌지만. 뭐, 어때? 개죽음보단 낫지. 그렇게 군대 전역하고, 대학 졸업해서 잘 취직해서 첫 출근을 앞뒀었지.

근데 내가 운도 지지리도 없는지 이번엔 출근길에 갑자기 나타난 괴생명체에게 죽었어.

몬스터? 시발. 내 인생에 예상이 없던 놈들이 나타난거야. 다시 살아났을 때에는 조금 짜증났어. 뭔 개복치도 아니고, 이렇게 자주 뒤지나? 그래서 어차피 몬스터 나타나서 뒤집힐 세상 막 살기로 했지. 인간관계는 전 리프때보다 나빠졌지만, 그건 미래를 모르는 멍청이들하고의 관계였으니 괜찮았어.

그렇게 몬스터가 나타나고, 세상에는 헌터들이 나타났지. 나도 어차피 다시 살아날 목숨 헌터가 되서 쉽게 안 뒤져보자고 생각해서 헌터가 됬어.

그리고 3번째 사냥때 몬스터한테 죽었지.

다시 살아나고서는 그냥 헌터가 되길 포기하고, 민간인으로 살려고 했어. 근데 몬스터들의 왕이라면서 마왕이 나타나더라? 마왕이 나타나고서는 몇번을 살아나도 마찬가지의 결과였어. 인류의 멸종. 도망도 못가겠더라고. 하하 

끈질기게 도망치다가 결국 마왕한테 걸려서 한 8번쯤 죽을때였나. 그 때 생각했어. 아... 내가 저 마왕을 죽여서 인류를 구하라고, 계속 살아나는건가? 마왕을 죽일때까진 어차피 죽지도 못할 거 그냥 헌터로 무한 루프해서 저새끼 죽이고 편하게 이 루프 끝내자.

이 때 내 나이가 한 260살? 270살? 그랬을거야. 그 뒤로는 심플했지.

나는 우선 고등학생때 당첨될 복권번호를 외우고, 그걸로 돈을 모았어. 그리고 그 돈으로 단련했어. 그래봐야 몬스터가 나타나기 전까진 능력을 쓸 수 있는게 아니라 한계는 있었지만, 그래도 안하는 것보단 나았지. 그리고선 몬스터가 나타나면 몬스터랑 싸우다가 죽었고.

 다시 살아나서 단련하고 싸우다가 죽고, 다시 살아나서 단련하고 싸우다가 죽고, 다시 살아나서 단련하고 싸우다가 죽고, 이걸 몇번 반복했는지는 모르겠어.

내겐 죽음이 너무 익숙했고, 사소한 걸 기억하기엔 내 나이가 너무 많았어. 내가 리프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한 건 오직 내 나이뿐이었지. 그것마저 잊으면 내가 인간이 아닐 것 같았거든.

4700살 때 였나? 그렇게 마왕 토벌 리트라이를 수도 없이 한 끝에 나는 드디어 마왕을 죽일 수 있었어. 

그리고 난 평화로운 죽음을 기다렸어. 평화롭고, 더 이상 살아나지 않을 그런 영원한 죽음을 말이야. 어쨌건 간에 난 마왕을 죽였잖아? 신도 내게 그정도 포상은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 생각을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나는 그 이후 늙어죽었어. 그렇게 내게 영원한 죽음이 찾아왔다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진않겠지?

다시 살아나고 나는 미쳤지. 도대체 루프의 끝을 보는 답안이 뭔지 알 수가 없었거든.

 그 이후론 별의별짓을 다했어. 아, 여기서 별의별짓이란 건 자살 방법의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뜻이야. 한마디로 여러 방법으로 자살했다는 거지.

불 타죽기도 하고, 목 매달아 죽기도 하고,  손목을 그어죽기도하고, 손으로 목을 졸라서 죽기도 하고, 전기로 내 몸을 지져서 죽기도하고, 떨어져 죽기도하고, 머리를 단단한 곳에 박아서 죽기도하고,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보기도 하고, 바다나 강에 뛰어들어서 죽어보기도 하고, 상어나 곰같이 맹수한테 잡아먹혀 죽어보기도 하고, 고등학생때 조폭들 싸움터에 들어가서 각목에 맞아도 뒤져보고, 칼에 찔려도 뒤져보고, 독 마셔서 뒤져도 보고, 군대에서 내 대가리에 총알도 쏘보고, 차 2대에 내 팔하고 다리 묶어서 능지처참도 당해보고, 철거하는 건물에 있다가 건물 무너질때 같이 깔려 죽어보기도 하고, 땅에 묻혀서 죽어보기도 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려서 죽어보기도 하고,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하듯이 떨어져서 죽어보기도 하고, 술 진탕쳐먹고 쇼크사도 해봤지.

 천천히 병걸려서 죽는 거 외에 상상해볼수 있는 모든 죽음을 겪었을 땐가? 그때가 내 나이가 180만일...그러니까.. 한 4900살쯤이네? 깨달았지. 아... 나 이런 방법들로는 못 죽는구나.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는 죽는 법이 없더라고.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어.

그렇게 난 마왕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고, 마왕의 세력을 M&A했어. 그리고 지금은 인간을 멸종 시키지 않고, 사육하면서 인간을 죽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 마왕과 마왕의 몬스터들에게 죽여본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죽여오라고 말했더니 생각보다 죽이는 방법이 많이 나오더라고?

 더 이상 죽일 인간이 남지 않게되서 더는 죽이는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될 때쯤 되면 죽이는 방법들을 외운 뒤 자살해서 그 방법들을 실행해봐야지. 그러다보면 결국은 죽지 않겠어?

아, 오늘의 새로운 살인방법이 나왔네? 그럼 이만 이 상상을 끝낼 시간이야. 난 이 살인방법이 이전에 내가 본 방법인지 확인해봐야 하거든. 그리고 이 방법이야말로 이 루프를 끝낼 답안이길 바래야지.

 잘가라, 내 상상아. 다시 보지 않길 기도할게. 내가 원하는 건 내일이 아니니까 말이야.

/////////////////////////////////////////////////////////////////////////////////////////

"....."

"관리자님?"

"왜."

"어떻게 된 겁니까. 저 피조물은?"

"마왕을 자기 손으로 죽이면 루프를 끝내게 해놨는 데 말이지."

"그런데 말이죠?"

"마왕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마왕이 죽을 때 같이 죽어야 끝나게 되있어. 저 녀석의 역활은 거기서 끝이거든."

"그렇다면 달성이 거의 불가능 하지 않습니까."

"완전 불가능 한건 아니지. 처음에 마왕을 죽일 때 같이 죽었으면 원하던 죽음이 가능했을 텐데 말이지."

"어떻게 하실겁니까?"

"어쩌긴 뭘 어째. 어쩔 수가 없는 데. 이미 한번 짠 세계의 규칙을 파괴하는 방법은 그 세계를 없애는 수밖에 없잖냐. 그리고 내 생각보단 나은 결과야, 저건."

"그렇다면 저대로 두신다는 건가요."

"어쨌든 세계는 남잖아. 마왕이 나타나면 이 행성의 수명이 다 되기 이전에 모든 생명체가 죽고 세계는 멸망하거든."

"저 피조물만 있는 것도 그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결과가 창출되고 있지 않습니까?"

"생각해봐. 쟨 자기 자신만 남기전까진 살아있다가, 자기만 남으면 자살해서 다시 멸망하지 않은 세계선으로 되돌아가지. 그러면 결국 세계는 유지되잖아?"

"창조주께선 관리자 님이 이런 식으로 행성을 관리 하시는 것을 원치 않으실겁니다."

"그리고 행성의 수명 이전에 세계가 멸망하는 건 더더욱 원치 않으시겠지. 이런 행위를 금지하시지도 않으셨고. 운나쁘게 감사때만 안 걸리면 크게 상관없다."

"......"

"그러니까 신경 꺼. 저녀석이 언젠가 문제의 답을 찾을 때 까지 말이야. 우린 그 떄까지 쉬고 있으면 된다고."

"네, 알겠습니다."

  • profile
    Rogia 2017.09.21 22:10
    보통 소설에서 다루는 세계는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계'를 말하고, 우주의 위기도 '주인공이 살아가는 우주의 위기'를 다루죠. 한 세계의 정점이라고 생각한 '나'의 배후에는 '나'가 살아가는 세계의 관리자가 있었습니다. 관리자 위에는 창조주가 있고요. 아마 창조주가 보기에는 '나'의 세계는 수많은 세계 중 하나일 뿐이겠죠. 관점에 따라서 이야기의 스케일이 극과 극으로 변하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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