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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김

라한대 SSS급 창조술사입니다만, 문제라도?

  • 자사김
  • 조회 수 48
  • 2017.12.15. 23:23
  • 글자 수 자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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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 다양한 창조 신화가 존재한다. 그냥, 역사가 긴 나라라면 개나소나 다 있다고 봐도 좋았다. 태초에, 뭐시기 하는 시리즈들 말이다. 당장 한국만 해도 그렇다. 단군이 어쩌고, 해모수가 어쩌고.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현성이 이런 신화 따위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란 사실이었다. 신이 있으면 신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지. 대체 그런 곳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디있단 말인가.

"아니, 씨발. 안해. 때려쳐!"
"창조주님, 쟤 또 도망쳐요!"
"신님! 신님! 도망치는 거에요! 창조술사가 제 분수를 모르는 거에요!"

그래서였을까. 창조주가 그를 영입했을 때, 그는 좋아하기는 커녕 불쾌했다. 제발 창조할거면 니들끼리 해라. 벌써 탈출을 시도한 지 일흔 여덟 번째. 그는 또다시 신에게 붙잡혔다.

"아니. 밥 주고, 옷 주고, 나중엔 세계까지 하나 준다니까. 왜 안 한다는 건데?"
"더럽게 맛없고. 거지같은 패션에, 준다는 것도 세계라고 하기에도 초라한 난민촌 움막 수준이면서. 어우, 열불난다 진짜. 신만 아니었으면 계급장 떼고 한 판 붙는 건데..."
"살다살다 나도 너같은 창조술사는 처음본다. 무슨 창조주 말을 지나가는 개만도 못하게 알아듣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한성이 생각하기엔 자신이 제일 억울했다. 같이 붙잡혀 온 여러 사람들의 대부분은 열렬한 신자였거나, 혹은 인생의 밑바닥에 있던 자들이었다.
그에 반해 한성은 어떠했는가.

[ 전세계 최초로 SSS급 창조술사가 나타나다! ]
[ SSS급 창조술사 유한성, 그의 추후 행보는? ]

첫 헌터 시험. 역대 최고 기록으로 시험을 통과한 그는 합격과 동시에 A급 헌터가 되었다. 유명 길드에 들어갔고, 나아가 개인 컴퍼니를 세울 정도로 성공했다.
전세계 최초로 SSS급 창조술사가 되었을 땐 정말, 대기업 회장이 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누렸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게 사라졌다. 눈을 뜨자, 그곳은 강남에 위치한 그의 건물이 아닌 이상한 세계 속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좆같은 상황에 빠진 거다. 신의 은총, 차기 창조신. 그런 건 다 개소리였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양심이 있으면 생각을 좀 해 봅시다. 예? 지금까지 당신이 만들던 창조물을 보시라구요. 씨발, 팔이 엉덩이에 붙고 다리가 어깨에 붙은 병신같은 창조물이 어딨어? 제 정신이야?"
"그, 그건! 전임 창조주에 비해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니까!"

한숨을 내쉰 한성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보같이 실실 웃으며 창조주를 따라하는 머저리들. 꼬리가 귀에 붙어있고, 혀가 배에 붙어있는 병신 생명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여기서 창조주가 발전한 거 본 사람?"

아무도 없었다.

"테에엥, 나는 하찮은 인간 따위와는 달라서 손을 들 수 없는 겁니다. 인간씨, 질문이 잘못 된 거에요!"
"그래. 우리 자칭 실장님. 보신 적 있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없는 거에요! 인간씨가 창조주보다 더 잘 만드는 거에요!"

그렇게 말한 실장이 한성의 결과물을 가리켰다. 오똑한 코, 날카로운 눈매. 몸매는 적당량의 근육과 살이 조화를 이루었고. 그들만의 특별한 귀가 주변을 경계하듯 쫑긋 세워져져있었다.
엘프, 신화에나 나올 법한 판타지 속의 종족.

"진짜 심각하다, 심각해."

현 창조주는, 지구를 창조한 전임 창조주가 아니었다. 오히려 갑작스레 사라진 창조주를 메꿀 땜빵에 불과했다. 그러다 그게 조금씩 오래되다 보니, 결국 지구의 전담 창조주가 되었다.
실력보다는 혈통을 보는 신들 고유의 문화가 한 몫한 모양이었다. 대체 그놈의 신혈을 뒀다 어디에 써먹는단 말인가? 한성이 이마를 짚었다.

"그, 그래. 인정해. 인정한다고! 그러니까,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서 나를 그쪽 신격으로 만들자는 거 아니야. 너 혼자 지구 해먹으면 되잖아!"
"신화 좋지. 그래, 신화. 얼마나 좋아요. 영웅측 딱딱 만들고, 대충 기괴한 애들 적으로 설정해서 충돌하게 하면 창조 신화 하나 만들어 지는 거 금방이라면서. 당신이 그랬잖아!"

실력이 부족한 걸 시인한 창조주가 할 수 있는 건 자격이 충분한 한성에게 신의 자리를 넘기는 것이었다. 그 이전에 거쳐야 할 젗차가 기존 창조주가 갈 다른 차원의 신화를 만드는 것이었기에 바로 떠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뭐, 그것도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러지 않고서는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성은 공을 들여 엘프를 창조했다. 그들에게 지성을 부여하며, 온갖 정성을 담아 축복과 광휘를 선사했다.
인간 세상에 있을 때 키메라나 다른 생명체를 자주 창조해 본 경험이 있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스케일이 달라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진정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엘프는 분명 영웅측의 메인으로 써도 될 만큼 강한데다 멋진 존재였다. 그러나, 그러나! 이번에도 신이 문제였다.
다른 영웅측으로 쓸 놈들이 마땅치 않았다. 어떻게 된 게, 창조신이라는 게 뱉어내는 종족이 하나같이 히드라나 오우거를 닮은 놈들 뿐이었다. 한성과 다르게 실력이 없는 다른 도우미들의 작품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할 수 없지, 이렇게 갑시다."
"어떻게?"
"그쪽은 그냥 가만히 짜져있기만 하면 돼."
"데뎃, 그렇다면 창조주 대신 내가 도와주겠다는 거에요!"
"너도 짜져있어."

이대로라면 한성 혼자 영웅측 전력을 모두 만들어 낼 때까지 창조주의 자리를 물려받지 못할 지 모른다. 그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는, 직접 창조를 경험한 한성이 제일 잘 알았다.
할 수 없이,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새로운 계획을 모두에게 알린 한성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창조해야 할 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다.

*

"...아니, 이게 뭐냐?"

서울 도심 한복판.
지금껏 한 번도 본적 없는 기괴한 게이트의 출연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들썩였다.
이종의 팔다리가 세, 네개씩 달려있는 고어스러운 디자인.
이 게이트의 특별한 점은, 인류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단숨에 원정대가 정해졌다. 긴장한 헌터들이 한 명씩 속속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났다.
그 곳에는, 엘프라는 신비한 종족이 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대지, 라고 생각했던 세계의 중심부에 달한 이들은 신비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모습을.

[ 다음에 나올 키메라의 팔은 몇 개일까요? ]
[ 키메라의 혀가 달린 위치는? ]

"자, 배율 맞추시면 최대 수백 배입니다. 헌터분들. 돈 가지신 거 없어요?"

껌을 씹으며 일명, < 비틀린 코인 > (Bit, lin coin)을 운영하는 현 창조주.
아무 존재 가치도 없는 생명체들을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냈다. 이것이 진정한 창조, 그야말로 신화가 아니겠는가?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낸 한성에게, 하늘을 향해 엄지를 척 들어주는 창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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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합니다 아무거나 의식의 흐름대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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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Novelic
1등 Novelic
아, 결말이 살짝 아쉽네요. '신화'보다 '창조'에 초점을 맞춘 글이었습니다. 거기에 장안의 화제인 코인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다만 단순한 토토식 배당은 비트코인과는 동떨어진 부분이라서 소재가 겉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코인 본래의 의미를 살리는 식이었으면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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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7
20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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