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라한대] 2019. 08. 30. 라한대 닫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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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8 Aug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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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Chikori
협업 참여 동의

혹시 마감 직전에 글이 더 올라올까 싶어서 미리미리 올라온 글들에 감평을 써놨었는데, 그대로 마무리 짓게 되었네요. 그래도 좋은 글들이라 읽으면서 좋았습니다.


중간에 하나가 더 올라와서 읽고 미리 감상을 써두었는데, 글이 내려갔더라고요. 해당 감상은 스킵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감상 및 수상작



무서운 이야기 – 네크 作


때때로 현실 그 자체가, 상상력을 동원해 창작해낸 괴담보다도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자연스레 넘기던 불합리는 누군가에겐 큰 공포의 대상이 될 때가 있고요. 창작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도 보답받지 않는, 자기만족을 위한 창작이라는 것은 일견 숭고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의심스럽기조차 합니다. 그런 게 가능하긴 하나? 돈, 명예, 대중의 환호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져 창작한다는 게 된다고? 창작에 취미를 들인 사람으로써는 고개를 가로젓게 됩니다. 단언컨대, 아무런 보상 없는 창작이 가능한 사람은 존재하긴 하나,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강요되던 시절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현재도 자유롭진 않습니다. 누군가가 창작에 들인 피땀이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어 시장을 나도는 시대이지만, 그 누구도 창작물에 지갑을 여는데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저작에 정당한 보답이 전달되는 일도 정말 드뭅니다.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창작자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 세태를 욕해야 할까요? 부족한 실력에 과도한 보답을 원하는 창작자를 욕해야 할까요? 그럼 창작물의 가치는 어떻게 재단할 것이며, 어디까지 정당한 보답으로 여겨야 할까요?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아야 적당한 보답을 받을 수 있는 창작자일까요? 대체 무슨 기준으로 창작자가 받아 마땅한 보답을 책정해야하는걸까요?

모든 것은 미지(未知)이며, 모호합니다. 그리고 그 현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공포였습니다. 섬뜩한 외팔이 귀신이 산 자들을 해하는 상상 속의 괴담보다도, 당장 오늘을 살아가며 하루하루 맞딱트려야하는 불합리와 모순들이요.

대화로만 이루어진 방식이 좋았습니다. 괜시리 캐릭터를 부여하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면 오히려 지루해졌을 것 같았습니다. 흥미를 끄는 시작과, 이야기의 궤도를 바꿔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는 마무리까지 흠 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굉장히 잘 풀어내시네요.

21세기, 홍수처럼 쏟아지는 작품의 호수 속에서, 하나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는 창작품일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괴담 수집가 –현룡 作


부드럽게 읽혀나가는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명확하고 알기 쉽게 머리속으로 이미지를 각인해주는 흐름이 잘 맞아들었습니다. 글을 읽을 때 글쓴이가 어떤 내용과 장면을 이미지하고 이야기를 써내려가는지를 주로 생각하게 되는데, 해당 글은 읽으면서 어떠한 장편 이야기의 프롤로그 격인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화자는 어떤 인물인지, 그를 돕는 조수는 어떤 느낌인지를 명확하게 인지시켜주고, 뒷내용이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에 의의를 뒀다는 느낌일까요.

다만, 짧은 글에 압축적으로 서사를 집어넣다보니 인물의 개성이나 매력이 왕도적이고 흔하다는 생각은 좀 들었습니다. 떠도는 괴담, 그것들을 수집하고 사냥하는 해결사. 그리고 그를 따르는 새침데기 조수. 매력이 넘치는 재료들을 잘 캐치했지만, 정작 그 인물들에게 큰 인간적 매력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거나 재치가 들어간 묘사들이 있었다면 좀 더 즐거운 글이 됐을 것 같습니다.

명료하고 간결한 묘사와 전달력이 돋보이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드림워커 – 단편보이 作


꿈과 꿈 사이를 오가는 디스맨 괴담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소재였고, 꿈이라는 이야기적 배경과 함께 가벼운 서술트릭을 섞어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섞는 서스펜스적인 장면은 상상하면서 섬찟한 느낌도 들었지만, 반대로 스릴러 영화 속에서 많이 보았던 연출을 글로 구현해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친숙함과 더불어 익숙함이 느껴져버렸습니다. 그것이 장점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괴기함과 섬뜩함을 의도하는 괴담 소설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술자를 바꾸는 글쓴이의 의도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글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 섬뜩한 장면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놓고 그것을 묘사해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만약 그 이미지를 제가 온전히 받아들였다면 정말로 으스스한 경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소설로서 간접적으로 받아들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글쓴이의 머릿속에서 완성된 섬짓한 중절모 남자의 표정이 어땠을지 참 많은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적 모티프와, 서술의 구조에 대한 고민이 많이 녹아내린 글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상상과 노력이 들어간 글을 읽어서 잘 차려진 밥상을 거하게 먹어치운 기분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문상은 무서운 이야기를 써주신 네크님께 드릴 거 같습니다. 갤로그에 메일 주소 남겨주시면 일요일 중에 문상 번호 보내드리겠습니다. 원하시면 걍 갤로그에 남겨드릴 수도 있고요.




참여율은 저조했지만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한 번 더 팔 거 같긴 합니다. 아마 이 글은 딱히 개념글을 갈 거 같진 않은데, 잘 검색하셔서 꼭 확인해갔으면 좋겠습니다. 경소설 회랑에도 올릴 거니까 확인하시겠지요?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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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네크
네크 19.09.0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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