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이정표

마지막 선물 - 스핀라이스 作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수려한꽃]
님의 글을 신고합니다.

1224. 아이들이 가장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날이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주기 때문인데, 이 날이 되면 각 가정의 아버지들은 바빠진다. 그러나 어느 아버지도 그 역할 하는데 있어서 불만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이 날을 기쁘고 즐겁게 여긴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 집사 왔는가?”


그러나 오늘을 참여하지 못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넓은 침대 위에 누워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다. 아무래도 곧 숨이 머질 것 같았다.


자네. 내 부탁을 들어주겠나?”

. 회장님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고맙네. 이 일은 자네밖에 해낼 수 없는 일이라서 혹시 거절당하면 어쩌나 했네. 자 받게나.”


그는 누워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집사에게 한 장의 편지를 건냈다.


그 종이에 내년 크리스마스 계획이 적혀있네.”


집사는 건네받은 편지를 읽어 보았다.


자네도 알고 있다 싶이 나에겐 딸 하나 밖에 없어. 그런데 그 소중한 딸한테 내일 눈물을 흘리게 할 것 같구나.”


그는 말을 길게 하는 게 버거웠는지 잠시 하던 말을 끊고 숨을 골랐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회장님.”

아니. 나는 내 병을 잘 알아. 아마 오늘 밤이 한계일거야.”


집사는 흐트러진 자세 없이 서서 그를 쳐다보았다.


맡겨 주십시오. 회장님께서 부탁하신 이 일 완벽하게 해내겠습니다.”

그래. 부탁하네.”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아무래도 앉아 있는 것조차도 버거운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죽을 때가 다 돼서 그런지 이상한 게 보이는구나?”

무엇이 보이신다는 말입니까?”


집사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네 등에 검은 날개가 보여. 그것도 매우 큰 날개가 말이야.”

그러시군요. 하긴 오늘밤이 마지막이니 당신에게도 보일지 모르겠군요.”


침대위에 누워있던 그는 갑자기 태도가 변한 집사에게 당황스러워 했다.


그렇군. 내 조부모님도 돌아가실 적에 검은 날개를 가진 존재를 만났다고 했는데 그게 너였구나.”

.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었군요?”

타락천사. 하지만 그게 뭔지 나는 모른다네.”


집사는 침대에 누워있는 그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미안하지만, 나에 대해서 당신에게 말 해줄 수 없지만 이건 가르쳐 주도록 하지, 당신 오늘밤이 아니라 지금이야.”

그런가? . 하지만...”

걱정 하지 않아도 돼. 당신의 부탁은 잊지 않을 테니까. 다만 당신의 마음을 받아가야 겠어.”


집사는 그에게 받았던 편지를 다시 한 번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런 잔인한 부탁 나에게 맡기다니 당신 딸 사랑이 너무 지나쳐.”

“...”

하지만 난 이런 게 좋아. 흐흐흐.”


그는 집사의 손에 눈을 가려서 집사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신 집사의 조용한 웃음소리를 귀로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의 그 비뚤어진 사랑. 그 마음을 가져가겠어. 자 이제 눈 감으라고? 아까부터 내가 억지로 눈을 감겨주고 있었잖아?”


집사의 말 때문일까, 침대위에 누워있던 그는 집사의 말 대로 스스로 눈이 감겼다. 그러자 몸이 가벼워 졌다.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부유감, 서서히 몸이 떠오르면서 침대위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 검은 날개의 집사도 보였다.


걱정하지 말고 잘 가시구려. 회장님?”


검은 집사복의 색과 대응되는 검은색의 날개. 자신을 올려다보는 집사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서서히 하늘로 올라갔다.


미리암 아가씨. 아쉽게도 내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겠군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내년에 한꺼번에 몰아서 받을 테니까요. 다만 그게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겠지만요?”


침대에 누워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회장의 옆에서 집사는 큰 소리로 웃었다. 악마보다도 사악하게, 노는 아이 보다도 즐겁게.


;


전등하나 키지 않은 어두운 교실 안에 나 혼자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군 이건 꿈인가 보구나.


-드르륵.


갑자기 교실의 여닫이문이 열렸다. 어두워서 누가 들어 온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꿈속의 나는 문이 열린 것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리암. 아직도 그림 그리니?”


문을 열고 들어온 누군가가 꿈속의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꿈속의 나는 여전히 미동조차 없었다.


. 난 너의 그런 모습이 싫어...”


문을 열고 들어온 누군가는 점점 책상에 앉아 있는 나에게로 다가 왔다.


죽어. 죽어버려. 너 같은 것만 없었더라면 난. !!!”


;


꺄아아악!!!!!!!”


현제 시간은 12:30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교실에서 자고 있던 나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너무나 급하게 일어난 탓에 앉아 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갔고 책상은 앞으로 밀려났다.


혹시 또 그 꿈 꿨니? 미리암?”


계절은 추운 겨울이여서 따뜻한 난로가 켜져 있는 교실에 모든 급우들이 있었다. 방금 일어난 소동으로 그 급우들의 시선을 나에게로 집중시킨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


아차. 의자가 넘어졌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나는 결국 딱딱한 교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었다. 그 모습을 여전히 바라보고 있던 급우들이 여기저기서 웃어댔다.


나참. 00예술중학교 2학년 전교 1등 톱스타 모습이 말이 아니군,”

으윽. 다 그 꿈 때문이야.”

. 내 손 잡아.”

. 고마워 셀라.”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은 나에게 단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 이름은 셀라다. 이 중학교에 입학 하자마자 생긴 내 첫 친구이자 소울메이트다.


그나저나 똑같은 꿈을 잘 때마다 꾸다니. 그거 뭔가 있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수상한 편지까지 어제부터 계속 왔잖아. 그리고 분명 그 꿈을 꿨었던 때와 비슷한 타이밍으로. 역시 뭔가 있는 게 분명해!”

그런 소리 하지 마.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오늘은 1224일이다. 하지만 그 꿈은 바로 어제 23일부터 꿨었다. 게다가 수상한 편지 또 한 어제부터 하루에 2번씩 쪽지형태로 내 책상 속과 내 집 우체통에 들어 있었다.


그런데 편지 내용이 뭐였더라?”

어제 곧바로 말해 줬었지만, ‘크리스마스에 너는 죽는다.’라고 적혀 있었어.”

! 그랬었지! 깜빡 한다니깐? 아참. 네 일이라고 무신경 한건 아니야. 그러니까 뭔가 문제가 생가면 내가 반드시 나서 줄께! 아니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갈래? 어차피 내일은 쉬는 날이고 편지 내용도 내일이 가장 불안한 날이 될 것 같으니까...”

“...”


셀라는 아무 말 없이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품으로 나를 감싸 안아주었다.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반드시. 내 심장을 걸고 서라도.”

...”


;


나는 어려서부터 심장이 약했다. 그래서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활동이 적었고, 말 수도 적었다. 덕분에 그들과 어울리지 못한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단 한명의 친구도 없는 외톨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내 나약한 심장을 꾸짖었다.


네가 약하지 않았다면 다른 아이들처럼 문제없는 너였다면 이렇게 외롭지 않았을 텐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지금처럼 혼자서 눈물을 흘리며 너를 원망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내 심장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했다.


차라리 너 한동안 쉬는 게 어때?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았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천천히 나를 죽여가고 있었다.


안녕? 난 셀라라고 하는데 넌 이름이 뭐니?”


중학교에 갓 입학해 모두들 서먹서먹할 시기. 그때 셀라는 교실에서 맨 구석진 곳에 조용히 앉아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미리암.”

미리암? . 정말 좋은 이름이구나?”


그 당시 나는 외로움과 고독 속에 마음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 하고 친하게 지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실 난 눈에 문제가 있대. 그래서 언젠가 앞을 못 볼지도 모른다고 하시더라고, 아버지께서.”

“...”


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돼서 내가 친구가 없거든? 그래서 너한테 부탁하는데 나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내가? 어째서?”


그녀의 말에 난 가시가 돋친 목소리로 말했다.


... 아직 입학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너도 나와 비슷한 분위기처럼 보였거든.”

나 역시 심장이...”


어째선지 나는 내 본심을 얘기하려 했다.


역시! 우린 좋은 친구가 될 거야!”


그러나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셀라는 앉아있는 나의 한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꽉 잡아 쥐었다.


맹세할게. 너의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면 내 심장을 줄께!”


그 말이 거짓일지 진실일지 알 수 없었다.


고마워... 셀라.”


하지만 그녀의 그 말을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고, 그 믿음은 지금의 소중한 친구가 생겼다는 결과를 가져왔다. 어쩌면 외로움에 지친 나는 그렇게 나에게 다가와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 인 줄도 몰랐다.


그리고 지금의 나로 선 그때의 선택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 중에서 가장 탁원한 선택이었을 것이라 자부한다. 왜냐하면 그녀 덕분에 난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나의 심장을 원망하는 하는 일 따위가 없어졌으니까 말이다.


;


미리암? 어이~ 미리암씨!”

!?”


학교의 수업을 마치고 셀라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하교 길. 그녀와는 제법 집이 가까워서 항상 같이 귀갓길을 간다.


뭘 그렇게 깊이 생각해?”

. 옛날일이 생각나서.”

그래? 하지만 그렇게 걸어가다 전봇대에 부딪힌다?”

. 미안.”

내게 사과 할게 아니라. 전봇대님한테 사과해야 할 걸?”

죄송합니다...”


근처에 있는 전봇대에게 사과했다.


전봇대에 사과하고 난 뒤 얼마 걷지 않아 어느덧 셀라의 집에 도착했다.


그럼, 잘 가 셀라.”

정말 괜찮겠어?”


셀라는 여전히 나를 걱정하고 있었나보다. 나 역시 무섭고 두렵지만, 그래도 셀라만은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내 문제에 셀라를 개입시키게 할 수 없었다.


. 괜찮아. 집에 가면 셀라보다 든든한 집사가 있는 걸.”


셀라에게는 조금 아쉬운 말로 들리겠지만, 난 더 이상 소중한 친구가 나 때문에 마음 졸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하긴 미라임의 집사는 믿음직 하니까. 그럼 잘 가 미리암.”

. 바이바이.”


애써 웃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던 셀라도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그리고 셀라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나 역시 그런 그녀를 뒤로한 채 나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 별 문제 없을 거야...”


그러나 나는 알지 못했다. 오늘 셀라의 그 미소가 마지막 미소가 될 것이란 것을.


;


. 회장님의 계획대로 되었습니다. 아참. 당신은 이미 하늘에 가버려서 이 모습을 보지 못 했겠군요?”


어느 입원실 침대위에 누워있는 미리암의 곁에 집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다 봤어 집사.”

?”

그리고 그의 옆에 한 남자의 영혼도 있었다.


아직 안 갔었나? . 당신이 여기 있어도 나쁠 건 없지, 그 비뚤어진 사랑의 마음을 가지러 하늘에 갈 수고를 덜었으니 말이야. 그나저나 당신 정말 굉장하군?. 아가씨의 고민거리들을 하루 만에 모두 없애 버리다니.”

그게. 내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 이었으니까.”

역시. 당신의 그 마음 너무 마음에 들어! 하하하!”


집사는 누워있는 미리암을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 딸이 깨겠어!”

. .”


아직 회장님을 향한 복종심이 남아있는 집사였다.


;


작년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됐을 때 내 가슴속에 있던 나약한 심장 대신 다른 사람의 강인한 심장이 뛰고 있었다. 덕분에 다른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뛰어 놀 수도 있었다. 게다가 나를 괴롭히던 에노스도 없어졌다.


작년의 크리스마스... 그 날에 나는 모든 것을 받았다. 마치 앞으로 있을 크리스마스의 선물들을 한꺼번에 몰아 받은 것처럼.


하지만 얻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셀라...”


세상은 공평하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그 말은 나도 거스를 수 없었다.


그래. 난 새로운 심장을 얻었어, 미워하던 에노스도 이제는 이곳에 없어, 하지만. 하지만.


크흑. 흐으으윽.”


친구를 잃었다.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내 옆에서 함께 울고 웃어주던 친구를 잃었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다.


울지 마십시오. 아가씨.”

집사?”

이 편지 돌아가신 회장님이 제게 주셨던 편지입니다. 하지만 어쩐지 아가씨께 보여드리고 싶군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나는 집사가 건네 준 편지를 받아 읽어 보았다.


설마. 아버지가.”


그 편지를 보고 알았다. 지금 이 모든 것이 아버지가 내게 주는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는 것을.

 

Writer

수려한꽃

수려한꽃

돈을 모두 녹여버린 회원

comment

권한이 없습니다.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