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이정표

나의 사랑하는 아이스크림쟁이야 - 흑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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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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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야, 오빠가 아이스크림 사줄까?"

내가 어릴 적 어느 더운 여름날 찜통 더위에 방에 늘어져 있던 나에게 들려온 천국에서 내려온 듯한 천상의 목소리...

그 주인공은 나의 옆집에 사는 오빠의 목소리이다.

내가 그런 오빠를 신을 경배하듯 바라보자 오빠가 빙긋하고 미소지으며 어때?라고 되묻는다.

물론 나는 고개가 끊어질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나를 보던 오빠가 작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나는 아이스크림쟁이네?"

"헤헤- 한나는 아이스크림이 정말 좋으니깐-"

"후훗... 그럼, 가실까요, 공주님-?"




"으음--..............으아-...... 오늘은 왠일로 그런 꿈을 꿔버린거지??"

한나가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그게 도대체 몇년전이야...... 어디보자........1년... 2년... 3년..."

"한나야, 밥먹자-"

달칵-

"4년... 5년..."

엄마가 방문을 열곤 한나를 보는데 한나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걸 보곤 물어본다.

"어머, 한나야. 자다 일어나서 뭘 세고 있는거야?"

"아, 엄마... 그냥, 별거아냐"

"얘도 참... 자, 일어나서 밥먹자. 학교가야지"

"예- 아... 내가 방금 어디까지 세었더라...? 뭐, 됬어. 옛날 이야기인데다.........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인걸..."








"또 늦어버렸어!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한나야! 목도리는 챙겨야지!"

"아아-! 고마워요! 어쩐지 목이 시리다 했더니..."

한나가 한나의 엄마에게 목도리를 받곤 다시 뛰어가며 받은 목도리를 목에 둘둘 감는다.

타닥-

"지, 지각하는건 아니겠지...?"

타다닥-

"것보다 시계, 시계 어딧지? 아, 팔목에 있었지.."

한나가 정신없이 뛰어가며 시계를 본다.

"어디보자... 아, 근데 이렇게 달리면서 시계를 보면 부딪치지 않을까...??"

한나의 걱정이 당연하다는 듯 한나가 그러한 걱정을 하자마자 바로 누군가와 부딫힌다.

"앗!"

"큭..!"

털썩-

그 반동으로 한나가 넘어져버린다.

"저.. 괜찮으신지...?"

한나랑 부딪힌 남자가 조심스레 묻는다.

"아, 네! 감사합니다!"

한나가 괜찮다며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를 향해 싱긋- 웃어준다.

"............괜찮은것같아 다행이네-"

'음? 방금 나 빤히 쳐다본거지? 것보다 목소리톤이 뭔가 바뀌지 않았나...??

근데... 잘생겼다......

붉은 갈색으로 염색한 생머리하며... 옷 입는 센스도 괜찮고...... 무엇보다 옷걸이가 대박인데?'

"이봐- 사람이랑 부딫혔으면 사과부터 해야지-"

"아...... 죄송합니다....."

"음. 그럼-"

남자가 뭔가 즐겁고 재미있는 고민을 하는 듯 싱글싱글- 웃으며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한나에게 치료비라도 달라고 할 듯이 손을 펴보인다.

척-

"에?"

"폰줘봐"

"갑자기 폰은 왜..."

"달라면 줄것이지 왠 잔말이 많아"

"시, 싫어요!"

타다닥-

"뭐, 뭐야! 저 남잔!!"




"으음- 도망쳐버렸네-"

남자가 한나가 도망친 방향을 쳐다보며 말한다.

"뭐, 됬어. 언젠간 다시 만나겠지. 아니 만날거야. 우연히 와봤더니 정말 큰 수확을 했는걸?"

남자가 쿨하게 돌아선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한나가 종이 치기 전에 학교 안에 들어와 안심을 하며 신발을 갈아신으며 아까의 상황을 곱씹으며 생각을 하는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온 소리가 들려온다.

딩동댕동-

"으앗-! 지각이다!"

한나가 서둘러 교실로 뛰어올라간다.

드르륵-

"세, 세이프으-.."

"누가 세이프냐. 이한나 지각이다. 복도에 가있어라"

한나가 교실 뒷문을 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이미 교실 안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담임 선생님...

한나는 아무 말 못하고 복도로 나간다.

"예에-.."






"하아-.. 힘들었다아-"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늦었네? 평소에는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였는데 말이지?"

한나의 베프 보라가 한나의 자리로 다가온다.

"오늘은 무슨 일있었어?"

"응...... 오늘 학교 오다가 이상한 놈을 만났어"

"아앗! 그거 혹시 요새 자주 출몰한다는 바바리맨이라던가??"

"너 그렇게 좋아하는거 아냐.."

"냐하핫- 뭐 어때?"

"확실히 바바리맨은 아니였어. 아.. 그러고보니 그 사람.. 꽤나 잘생긴 것 같던데.."

"뭐? 정말?!?!"

"이 에로학생아-"

"에로라니, 에로라니!! 난 단지 잘생긴 남자들을 살짜쿵 좋아하는것 뿐이라고!"

"예,예-"

"이잉- 이젠 믿지도 않네-... 그래서, 그래서??"

"응? 뭐가?"

"뭐냐니- 그 잘 생겼단 남자말이야-"

"아.. 그 남자? 처음 부딪혔을땐 괜찮냐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는것 같더니 갑자기 태도를 싹- 바꾸더라니깐?"

"어머머.. 괜찮네-"

"그지? .........엥? 어이!"

"괜찮잖아- 그 미모에다가 싸가지없음이라니- 딱 내 스타일인걸-"

"에휴-... 그래, 넌 거친 남자를 좋아했었지....."

"그렇지! 역시 나의 베프-"

보라가 기분 좋다는 듯 한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흔들거리는데 한나의 주머니에서 학교에서 금기시 된 가지고 있어선 안 되는 것의 소리가 들린다.

띠리리- 띠리리-

"앗..!"

그에 한나가 깜짝 놀라며 주머니를 움켜줘곤 주변의 눈치를 살피자 보라가 재밋다는 듯 웃으며 뒷 문을 가르키며 한나에게 충고한다.

"킥- 빨리 받는게 좋을걸?"

띠리리-

"앗! 조용! 나 나갔다올게!"

한나가 교실에서 나와 안전히 전화를 받을 수 있을만한 적당히 구석진 곳을 찾아 주변을 다시 둘러본 후 폰을 보며 심각한 고민을 한다.

띠리리- 띠리리-

"도대체 어떤 놈이 신성한 학생의 폰에 전화질이야?!"

띠리리-

"흐음... 발신제한인걸 보니... 스펨인가.....?? 으음...... 그냥 끊어야 하나....."

띠리리- 띠리.. 뚝...

"아, 끊어 졌다- 그냥 가야..."

한나가 잘 됐다는 듯 몸을 돌려 교실로 돌아가는 순간 한나의 발을 붙잡는 전화벨소리...

띠리리- 띠리리-

"으아- 일단 받아야 겠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오는 걸 보면 나중에 전화가 또 올 것 같아..."

삑-

한나가 통화버튼을 누르고 조심스럽게 스피커에 귀를 가져간다.

"여, 여보세요오-..."

"한번도 아니고 두번째에 받았다?"

"에... 누구....."

"나 기억안나? 이거.. 기억력이 완전 붕어아냐-?"

"아앗-!! 그 개싸가..... 아.. 그, 그러니깐..."

"개싸가지라고?"

"아, 아니요! 그, 그게......"

"흐음-..... 뭐, 됬어"

"그래서......"

"음?"

"무슨.. 볼일인데요?"

"아아- 그냥, 내 목소리. 잘 기억해 두라는 거지- 역시 이런건 직접 봐야 재밋는 거니깐-"

"에.. 그러니깐 왜요?"

"아아- 그건 말이지- 집에 가면 자연스레 알게 될거야- 이번엔 그냥 경고라고 생각해"

"아? 그게 무슨..!"

뚝- 뚜- 뚜-

"아앗-! 맘대로 끊어버렸어!! 이 지옥에 떨어질 놈!!"

"아, 드디어 끊어 졌구나? 그거 참 잘됫네-"

"기분 나쁘게시리 누가 뒤에서 음산하게.. 에..? 아..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서, 선생님..? 이, 이건말이죠-"

"필요없고. 내 좌우명이 뭐라고 했더라-?"

"으... 문답무용..입니다..."

"그럼 넌 나에게 무엇을 해야하지?"

"선생님!! 이번만 봐주세요! 이것만은 정말 안된단 말이예요!!!"

"내 좌우명이 뭐라고오-??"

"아악-! 이건 정말 안된단 말이예요!!"

"셔럷! 빨랑 내놔!"

"아아앗-!"

한나의 폰을 뺏은 담임이 기분이 좋은듯 미소를 지으며 멀어져간다.

"에이씨-.. 내폰.. 으으... 어머니께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 거지...??"

한나가 머리를 잡으며 고민을 하다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섞인 말을 한다.

"일단....... 숨기는게 나의 생명의 연장의 길이다...

어머니... 제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폰을 찾아 올 테니까 며칠만 모르는 채로 계셔 주세요.."















"다녀왔습니다-.."

한나가 조심스레 들어오며 엄마한테 인사를 하자 들려오는 또 하나의 목소리..

"여- 왔냐?"

"어.. 너, 넌...!!"

"어머, 너라니! 오빠라고 해야지-"

"엄마! 이 인간은 누구예요?! 누군데 오빠라 부르고 말고야?? 엄마도 그래! 외간남자를 그렇게 함부로 집에 들이는 건데요?!"

"기억 안나냐? 아님 벌써 잊어버린지 오래냐?"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알고 있다는 듯이?"

"서로 잘 알고있는 사이였잖니- 너에 대한건 나보다 수민이가 더 잘 알고 있을 정도인걸-"

"수.. 민..?!"

"오냐- 오랜만이다. 한나야?"

"정말.. 진짜 수민오빠란 말이야...??"

"그럼, 가짜로 왔겠냐?"

"한나야, 오랜만에 수민이가 왔는데 얘기 한번 나눠보거라. 나는 자리를 피해줄테니깐.

아니다, 수민아, 한나방에 들어가서 둘이서 오붓하게 얘기들 나누는게 더 좋으려나?"

수민은 아직까지도 쇼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나를 끌고 싱글싱글 웃으며 엄마한테 인사하곤 한나 방에 들어간다.

탁-

문을 닫곤 한나를 침대에 앉히고 한나의 얼굴을 하나 하나 찬찬히 뜯어본다.

빠안-

머엉-

서로 쳐다보고 있는건데 각각 느낌이 다르다는건 이럴 때에 쓰는 말이라..

"어이"

머엉-

"한나야?"

머엉-

"...한나야, 오빠가 예전처럼 아이스크림 사줄까?"

퍼뜩-!

"아이스크림?!"

"......니가 먹을걸 밝히는 애였던가?"

"아니!!"

"큭..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린것 같네"

"??"

한나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눈빛으로 수민을 쳐다보자 수민이 키득거리며 다시금 한나를 빤히 쳐다본다.

"뭐, 뭐야...??"

"한나야"

"으응...??"

"오랜만이다?"

"응. 정말 오랜만이야. 너무 오랜만에 만난 덕분에 못알아봤잖아"

"그래, 그러네. 근데 난 너 바로 알아봤는데?"

"남자랑 여자랑의 발육속도 차이를 모르는거야? 난 아직도 오빠가 수민 오빠라는데 안 믿겨진단 말이야"

"아- 주제가 그게 아니잖아"

"그럼 주제가 뭔데? 아, 오빠가 이렇게까지 늦은 이유? 그래... 오빠가 예전에 나한테 약속했었지......"





"수민 오빠아-!!! 간다니 어딜간다는거야!!!"

8살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이제 막 차에 몸을 실으려는 남자아이에게 소리를 치며 달려온다.

"아... 한나야..."

"오빠! 하아... 하아... 간다니?! 아예 가버린다니?!"

한나가 악을 지르듯 소리지른다.

"한나야..."

수민은 그런 한나를 안타깝게 보고있을 뿐이다.

그리곤 결심한듯 비장한 얼굴로 한나에게 말을 한다.

"한나야"

훌쩍- 

"뭐야"

"내가 지금 아빠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머-언데로 가게 됬거든? 그래도 내가 3년 후에 꼭 찾으러 올게. 그러니까 3년만 기다려 알았지?"

"3년이나...??"

"내가 3년이 되면 짠~하고 너앞에 나타나줄게. 알았지?"

"응... 그 약속... 지켜야되?"

"응!!"





"그 이후로 어떻게 된거야? 3년이 지나길 손꼽아 기다렸지만 오빤 끝내 안왔잖아"

"야, 솔직히 그게 가능할 것 같냐?"

"??"

"3년이 지난다고해도 결국 어린애야. 어린애가 어떻게 맘대로 여기까지 올수있겠냐?"

"그것도 그렇네..."

뭔가 알 수 없는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수민에게 태클을 걸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진동소리가 들려온다.

지이잉- 지이잉-

폰액정을 확인한 수민이 얼굴을 굳히며 문쪽으로 간다.

"쳇..."

"뭐야?"

"이 오라버니의 비즈니스니깐 신경안써도 된다. 아가야?"

"아가라니! 난 이래뵈도 내년이면 고딩이라구!"

"어이쿠- 그러세요-?"

"뭐야, 그 반응은?"

"내가 무슨 반응을 보였는데?"

"나를 애 취급하고 있는것 같았어"

한나가 수민을 째려보며 말한다.

"킥... 너도 숙녀다 이거지?"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적어도 애는 아니야!"

"뭐, 됫어. 전화받고오마"

"아, 응..."

수민이 문을 열고 나간다.

"하아...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못만났는데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대할수 있다니...

그러고보니 내가 7살 생일이 되던날 떠났던가... 그럼 우리가 못 만난지 9년이나 지났다는 건데...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이 막 바뀌기 직전에 만난 격인가... 그럼 나도 1년만 더 늦게 만났더라면 완벽히 잊을수 있었을까..."

"무슨 그런 섭한 소릴-"

수민이 통화를 순식간에 다 끝냈는지 문을 열고 들어온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넌 날 절대 못잊어. 그것도 난 니 첫사랑이잖아?"

"그, 그걸 어떻게...?! 앗...!!"

"큭큭... 나 볼때마다 그 눈빛만으로 딱 알겠더만-"

"무, 무슨...!!"

"그럼 아니냐? 나 안좋아해?"

수민이 얼굴을 들이대며 물어오자 한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뺐으나 

그래도 여전히 근접해있는 수민의 얼굴에 한나는 얼굴이 빨게질 수 밖에 없었고 그런 한나를 보던 수민은 키득거리며 물러난다.

"큭큭-"

"으..."

"왜? 오랜만에 짝사랑하던 상대를 만나서 너무 긴장했냐??"

"하아-... 그딴 긴장은 풀린지 오래야"

한나가 '오빠가 하는 말엔 질렸어'라는 얼굴로 말을 하자 수민이 오히려 당황해버린다.

"어, 어이- 삐졌냐?"

"누가 삐졌대? 난 삐진적 없어"

한나가 다시 수민을 째려보며 말하자 수민은 잠시 고민하는듯 하더니 이내 말을 잇는다.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까? 요샌 맛있는거 많이 나왔지??"

"응! 응! 요샌 맛있는게 참 많지! 암! 그렇고말고!"

"........."

"에... 오빠, 왜그래??"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살짝 떨고 있는 수민을 무슨일이냐는 듯 쳐다보자 수민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란다.







할짝-

"내가 사랑하느은- 아- 이- 스- 크- 림-! 헤헷!"

"좋냐? 큭..."

"좋지- 좋고말고- 암-"

"이렇게 보니까 내가 알던 한나가 확실하네- 큭큭..."

"흥- 몰라. 난 지금 아이스크림에 집중하고파.

아- 입안에 녹아드는 달콤한 도둑들은 싫어한다는 바닐라 맛- 헤헤-"

"좋냐?"

"좋고말고- 이게 얼마만의 도둑님이시래-?"

"그 취향은 전혀 안바꼈네?"

"당연하지- 누가바님은 나의 영원한 최고의 아이스크림인걸-"

"그래. 근데 그것도 조금만 지나면 못먹겠네?"

"그게 무슨 소리야?"

"조금 있으면 완전히 겨울이자네"

"그게 나에게 무슨상관인가요?"

"그 추운겨울날 아이스크림 먹으면 감기 꼭 걸릴거다"

"난 그런적 없는데?"

"...팔든?"

"난 겨울에 아이스크림먹고 감기 걸린적 없어"

"...... 그렇게 먹으면 안춥냐? 난 물조차도 냉장고에 안넣는데..."

"전혀 안추운데?"

"허... 그러냐... 아, 다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있다.

"어, 벌써 다왔네? 오빠랑 같이있으면 시간이 금방금방 지나가- 신기한 일이로세..."

"킥... 나도다. 너랑 같이있으면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다니까?"

화아악-

수민이 재밌다는듯 웃으며 말하는 그 모습에 한나의 얼굴은 다시금 붉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수민은 문을 연다고 보지못했다는게 불행 중 다행일까...

"안 들어와?"

"으응, 들어갈게"

"아주머니- 다녀왔습니다-"

"어? 조용하네...??"

이쯤이면 인사를 건네줘야할 한나의 엄마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어... 엄마...??"

"어이-"

그새 부엌으로 들어간 한나가 한나를 부른다.

"뭐야? 왜?"

"여기 쪽지있네-"

그런 그의 목소리가 왠지모르게 즐겁게 느껴지는건 내 착각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부엌으로 갔더니 수민이 쪽지 한장을 여유로이 흔들고 있었다.

"그게 뭐야? 보여줘봐"

한나가 수민에게서 쪽지를 건네받고 읽어보니...

[한나야, 엄마가 갑작스레 아빠랑 공동출장을 가게 되버렸단다. 그래서 연락도 못하고 바로 가게 됬구나.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반찬해놨으니까 밥 잘 챙겨 먹고 있어.

밥정도는 할줄 아니까 말이지? 수민이가 우리집에서 며칠간 있다 간다고 하네? 

그러니깐 수민이 굶기지 말고 싸우지 말고 잘있어- 사흘 뒤에 아빠랑 같이 돌아갈게.

p.s 수민이랑 사이좋게 잘지내고 있으렴-♡]

"이, 이럴순 없어..."

털썩-

"야- 그게 그렇게까지 충격이냐?"

"당연하지!! 어떻게 엄마라는 존재가 남자랑 여자를 동거시키는건데?!"

"...??...... 풋.. 푸하하!!"

"뭐, 뭐야.. 왜웃어??"

수민이 미친듯이 웃어재끼자 한나가 당황한다.

"큭큭... 아이고오-"

"왜? 왜그러는데?"

"넌 지금 내가 아주머니 안계시는 사이에 널 덮칠거라도 생각하는거냐? 아이고 귀여운놈-"

"그럼 아니야? 남자는 모두 짐승이라는 명언 몰라?"

"아가야-... 난 아가는 상대를 안한단다-"

토닥토닥-

수민이 웃으며 한나의 머리를 토닥인다.

"이익-... "

1.. 2.. 3..

"잠깐!! 애기?! 난 중3이라고!!!"

"중3이면 애기지"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거 아냐...??

"그럼 쉬어라. 난 먼저 들어간다"

수민이 방에 들어간다.

"휴우-..."

"하아..... 진정할 겸 밥이나 해볼까?"





똑똑-

"오빠, 밥먹어-"

"......"

"오빠?"

"......"

"문열게-"

달칵-

"아... 자고있구나.."

수민은 한나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지 열심히 자고있다.

그리고 수민을 쳐다보던 수민의 얼굴에 한나의 손이 올라간다.

하지만 이내 내려간다.

"......오빠..."

"........."

수민은 답이 없다

"오빠...... 오빠도 자는데 그냥 말해버릴까...?? 그래도 역시 조금 민망한데... 아니다. 내가 답답해서 못있겠다.........

.........................첫사랑은 평생간다더니 정말 그 짝이네... 오빠, 나... 아직까지도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좋아해. 나 오빠 좋아해"

한나의 진지한 고백에도 불구하고 수민은 여전히 자고만 있다.

"하아-... 오빠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답답했을거야.. 이제라도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빤-

한나가 수민을 빤히 보다 몸을 돌려 문고리를 잡는다.

"그럼...... 잘자..."

달칵-

탁-

한나가 방을 나가고 얼마 후 수민이 조심스레 눈을 뜨곤 자리에 일어나 앉는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수민이 한숨 섞인 말투로 중얼거리며 머리를 쓸어올린다.

"이거... 미안하게 됬네...... 나에 대한건 벌써 정리한 줄 알았더니..."

그렇게 말하는 수민의 목 근처에서 반지가 걸린 목걸이가 옷에서 빠져나와 반짝이고 있다.

"내가 어떡했으면 좋겠냐...?? 정혜야... 내가... 먼저 떨쳐내야 할까...??"



달칵-

"아, 오빠... 일어났어? 너무 곤히 자길래 못 깨웠어"

"그러냐?"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수민의 말투가 뭔가 이상하다.

"무슨일 있는거야? 오빠?"

"왜"

"아니, 기분이 안좋아보여서..."

"그래?"

드륵-

수민이 한나에게 건성으로 대꾸하며 한나가 차린 저녁밥상에 의자를 끌어당겨앉으며 놀란 듯 눈이 살짝 커진다.

"오, 꽤나 한다?"

"그렇게 얼굴 굳히고 말하니 전혀 칭찬같지 않네요!"

"아냐- 정말이야. 이제 시집가도 굶어죽진 않겠어"

수민이 피식 웃으며 부드럽게 말한다.

"드디어 표정이 풀렸네. 아깐 정말 무서웠단 말이야"

"미안하다. 조금 안좋은 일이 있어서 말이지.. 그리고 굳이 너한테 그렇게 대할 필요성도 못 느끼겠어"

"그게 무슨..."

스륵-

"오, 오빠...?!"

"이렇게 귀여운 동생인데..."

수민이 식탁에 앉은 상태로 살짝 일어나 한나와 눈을 맞추며 한손으로 한나의 볼을 감싼다.

"오.. 빠...??"

"미안하다..."

"하하...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미안하다니? 아아- 아까 나 차갑게 대한거? 괜찮아- 누구나 그럴 수 있는거 아냐-"

"미안하다.."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거야... 뭐가......

"오빠... 난 오빠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전혀 모르겠어"

"아니, 넌 알고있어. 이 반지.. 알지? 무슨 의민지..."

수민이 한나의 볼에서 손을 떼고는 품에서 목걸이를 꺼낸다.

"그게 뭔데? 목걸이아냐? 목걸이가 뭐가 어떻다고?"

"그게 아니잖아. 목걸이에 걸린 이 반지를 보란 말이야. 이거 약혼반지야. 내가 사랑 하는 사람과의..."

"약혼.. 반지...... 그렇구나... 오빠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구나..."

"그래. 몇번을 말해도 부족하겠지만 미안하다"

"뭐가 미안한진 알고 사과하는거야?"

"널... 9년이나 기다리게 한거.. 갑작스레 나타나 네 마음 흔들어놓은거.. 그 흔들어버린 마음을... 부숴버리려고 하는거... 또 굳이 넣자면 아까 너가 나한테 정나미 떨어지게 하려고 일부러 차갑게 군거..."

"오빠..."

"응"

"그 약혼자... 좋아해? 사랑해?"

"..응"

"나 보면서 그 약혼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

오빠가 가만히 한나를 바라보기만 한다.

"역시 양심에 찔려서 말 못하겠..."

"사랑하고 있어. 내 약혼자를... 정혜를... 한나가 아닌 정혜를 사랑하고 있어"

"그.. 래...?? 억지로 한 약혼이라던가 그런건 아니고?"

"어. 순전히 내가 좋아서 한 약혼이야"

"그렇구나.. 오빠한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구나..."

"한나야..."

"난 괜찮아. 밥.. 먹고있어. 나는 내 마음 정리하고 올테니까..."

"그래..."

탁-

한나가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수민은 그런 그녀를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밥을 마저 먹으려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왔다- 전화아-

"어, 내 전환가...... 쳇..."

수민이 핸드폰 액정을 확인하더니 표정이 굳어버린다.

"제길..."

수민이 나즈막히 욕을 내뱉곤 전화를 받는다.

"아아- 무슨일인데요"

수민이 전화를 받자마자 스피커에서 누군가가 하이톤의 히스테리컬한 목소리로 소리치자 그에 수민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쓰며 스피커를 귀에서 떼어내곤 한나의 방을 흘낏- 보며 대꾸한다.

"내맘"

다시금 하이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수민의 귀를 때리자 수민이 아예 전화를 끊어버린다.

전화왔다- 전화아-

끊고나서 5초도 지나지 않아서 수민의 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아아-!! 제길!"

콰앙-!

수민이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으며 밖으로 나간다.




"왜요"

[왜냐고? 당연한거 아냐?? 전화는 왜 맘대로 끊는건데?! 그런건 전화할 때의 예의가 아니라고 안 배웠어?!]

"그러는 엄만 전화 시엔 큰소리 내는게 예의가 아니라고 안 배웠어요? 귀청떨어지겠네"

[나, 난 니 엄마란말이야!! 너 도대체 어디야?! 왜 니 맘대로 사라진건데?!]

"제가 어딜가든 무슨 상관인데요"

[상관있지! 엄마 걱정하잖아! 이제 그만 돌아와. 응?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어딜 가있는거야?]

"됫어요. 말하고 싶지 않으니깐 끊습니다"

[앗, 잠까...!!]

탁-

"후우... 끈질기긴.."

[전화왔다~]

"아, 또야? 진짜 인간 귀찮게 만드네..."

[메세진데... 속았지?]

"......... 얼른 이 망할 아가야의 목소리를 꺼버리던가 해야지... 제길, 또 낚였잖아..."

수민이 혼자 중얼거리며 폰을 열어 문자를 확인한다.

「내가널찾아갈까?응?그래야직성이풀려?그리고,맘대로전화좀끊지마!!!」

어지간히 급했는지 띄어쓰기조차 넣지않은채로 보내진 문자는...

탁-

"어지간히 귀찮게 하시네"

처참히 씹혔다...



다음날 7시 30분-

한나가 방금 막 자다 일어났는지 멍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와 곧장 화장실로 향한다.

달칵-

빼꼼-

잠시후 다 씻고 정신을 제대로 차린듯한 한나가 화장실에서 머리만 살짝 내놓곤 주변을 정신없이 둘러보곤 불안한듯 중얼거린다.

"아직 안 일어났겠지...??"

탁-

한나가 문을 닫고 나서도 여전히 불안한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아직... 안 일어났지...??"

두리번- 두리번-

"아아- 다행이다... 그럼 난 아침준비나 해볼까나... "

살금살금- 조심조심- 살금살금- 조심조심-

"후우-..... 우선 조용히 부엌에 입성...

난 학교에도 가야 하니까 간단히마나 해놓을까나?"

5분후-

오빠 아침밥상 세팅 완료- 나는 빵이나 먹고 갈까나...

1분후-

띵-

"오케이- 이래서 토스트가 좋다니깐?"

한나는 서둘러 빵과 우유를 먹은 뒤에 냉장고에서 한나가 사랑하는 누가바를 꺼내 입에 물고는 빵이 구워질 동안 챙겨입었던 교복을 단정히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 현관문에서 신발을 신고 문을 열고는 오빠가 자고 있을 방을 빤히 쳐다본다.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탁-



그리고 한나가 나간지 한시간은 훨씬 지난 후-

달칵-

"하아-... 지금이 몇시지? 내가 도대체 얼마나 잔거야..."

수민이 원체 아침에 약한지라 방에서 나오며 한숨을 쉰다.

"지금쯤이면 한나는 학교에 갔을거고... 나는......"

꼬르륵-

수민의 배가 밥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자 자동적으로 수민의 시선이 부엌으로 향한다.

"...엇...... 한나야... 하, 착한녀석... 어젠 그렇게도 차갑게 굴더니만"







달그락- 달그락-

"하이고오- 내가 이게 무슨 고생이냐......"

수민이 부엌에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 싱크대 앞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뽀득- 뽀득-

"훗, 반짝거리는군............ 이게 다 이 쪽지 한 장 때문이잖아!!!"

수민이 설거지를 다 끝낸 그릇을 보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그릇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을 이 지경까지 만든 쪽지를 잡고 소리친다.

『다 먹고 설거지 해놔. 안 해놓기만 해봐』

그저 담담하게 명령어조로만 적어놓은 쪽지에는 무언의 협박성이 담겨있었다.

"하아-... 내가 살다살다 이렇게 무서운 쪽지는 처음본다..."


전화왔다- 전화아-

"응? 나한테 전화 올 사람이 없을텐데-...... 아아- 여보세요"

[남편- 어디야? 아내 내팽겨두고-?]

수민이 전화를 받자 들려오는 달콤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수민의 얼굴에선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훗, 아. 나? 비밀-... 킥! 농담이고.. 내 추억의 장소? 쨋든 너한텐 말 못해. 분명 찾아올걸?"

[치! 그게 비밀이지- 쨋든 별일 없지? 그리고 언제쯤 올 수 있을 것 같아?]

"별 일은 없고 사흘... 쯤 뒤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어머님은 어쩌고? 어머님 요새 당신 찾느라고 노발대발이신데?]

"너가 엄마 진정시키는건 나보다 더 잘하잖아. 잘 부탁해"

[응, 그래서 진작에 진정시키고 이렇게 당신과 몰래 통화중 이잖아]

"큭. 그래. 그래서 엄마는 어디계신데?"

[아, 어머님이라면 지금 침대에............아니, 제 뒤에 계십니다. 서방님

앗...!! 잠깐만요! 어머님!!

시끄러! 감히 나 몰래 수민이랑 통화를 해?! 수화기 당장 내놓지 못할까아-?!

아, 그럼 다음에 뵈요 서방님. 먼저 끊을게요]

뚝-

뚜- 뚜- 뚜-

"이런, 엄마한테 꽤나 혼나겠는데? 아내 힘내시오.. 킥"

수민이 폰을 닫고 한나가 남긴 쪽지를 보는데 뭔가 이상하다.

"어? 이거 두장이야?"

포스트잇이라 그런지 눈치를 못챘던 모양이다.

팔랑-

수민이 두장을 분리시키다 실수로 떨어뜨려 버린다.

"엇...!! ...몰라. 귀찮아. 나중에 주울란다."

수민이 떨어진 종이는 무시하고 남은 한장을 읽어본다.

『아. 폰은 오빠랑 통화하다 쌤한테 뺏겼으니까 연락은 못할거야. 뭐, 그럴 일도 없을려나』

"음... 나 때문인가... 흐응-... 마침 할일도 없었는데 뭐, 잘 됫네"

수민이 살짝 찔린다는 얼굴로 쪽지를 정리하고 밖에 나갈 준비를 한다.






그 무렵 한나는-...

"하아--..."

"웬 한숨?"

"그냥... 집어 있는 누군가가 걱정이 되서..."

딩동댕-

[아아- 점심시간 중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방송을 하지말라고"

"옳소, 옳소-! 보라최고-!!"

"훗, 땡큐땡큐-"

[간혹 등교 중 교복을 제대로 안 갖춰입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요새 사회는 자유방임주의라는거 몰라? 진짜 답답하게 사시네-"

[예를 들면 망토라던가... 그런건 덮고 오지 말기 바랍니다]

"담요겠지. 니가 바라면 어쩔건데? 추우니깐 입고 오는 거지. 바보아냐?"

"킥킥.. 망토래, 망토-"

[아, 그리고 학생여러분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게 됫습니다. 내일은 학교를 하루 쉽니다. 학교 대형장비에 고장이 있어서 어쩔 수 없게 되었군요]

"올레!!"

"앗싸!!!"

[거기다 그 다음 날은 놀토죠?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다 만납시다. 이상]

"와아아-!!"

"자자, 그럼 청소시간이니 각자 맡은 장소에서 청소 열심히 하자고"

교실에 있던 담임 선생님이 만 아이들을 진정시키며 청소를 지시한다.

그리고 한나가 반 아이들이 유일하게 방송을 경청할 때가 이런 방송을 할 때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청소를 하려는데 교실 한 쪽이 소란스러워진다.

수근수근-

교실에 있던 애들이 갑자기 창문에 매달려 밖을 쳐다보고 있다.

"보라야, 갑자기 얘네들 왜이래?"

"그러게, 야 밖에 무슨 일이라도 났냐?"

보라가 창가에서 소란을 떨고있는 녀석들 중 하나를 불러 묻는다.

"아, 지금 창밖에 엄청 간지나는 사람이 왔다고 해서 구경하고 있는 중이야"

"저기봐. 엄청 간지나는 사람이 서 있잖아?"

"오오-!! 딱 내 스타일이잖아?!"

"꺅!"

"제길! 어떤 자식이야!!"

보라가 흥분하며 창가에 서 있는 애들을 가공할 압력으로 눌러버리며 창가의 맨 앞자리로 간다.

"오오- 역시나 잘생겼어! 한나야! 저기 교문쪽에 서있는 간지난다는 사람 좀 봐봐"

"간지나는 사람...??"

힐끔-

일단 간지나는 사람 이라기에 시선을 돌려 그 간지나는 사람을 쳐다 보니 교문 옆에 있는 벽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 얼굴이 바람이 불자 붉은 갈색으로 염색한 생머리가 찰랑이며 살짝씩 보이는데 어라... 어디서 본 적이 있다?

"......?!"

그 사람의 얼굴을 인식한 한나가 경악한 얼굴을 하자 보라가 고개를 갸웃한다.

"한나야. 왜 그래? 무슨 귀신을 보기라도 한듯이?"

다다다-

"아앗! 한나야!!"

한나는 그런 보라의 부름을 무시하곤 곧장 '간지나는 사람'에게 달려나간다.



한나가 1층으로 내려와 교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향해 전력질주를 한다.

"여-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하아.. 하아... 여-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가 아니잖아!! 오빠 왜 여기 있는거야?!"

"아, 맞다"

수민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한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깜빡 할 뻔했네...라고 중얼거리며 주머니를 뒤적인다.

"뭐야?"

"사과의 선물"

"사과의 선물...??"

"자"

수민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한나의 담임에게 뺏겼던 그녀의 핸드폰이었다.

한나가 놀란 얼굴로 폰을 받아들곤 수민을 쳐다본다.

"폰? 왜? 애초에 어떻게 받은거야?"

"나 때문에 폰 뺏겼다며"

"그건 내가 부주의해서..."

"쨋든 학교 갔을 시간이 뻔한데 전화한 내 잘못도 있으니깐. 고로 난 너한테 꿀릴 거 없다?"

"그건 또 무슨..."

"너네 담임 덕분에지- 아, 너희 담임 아직 남친 하나 없는 노처녀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

"딱 그렇게 생겼더만. 기분 안 좋을땐 히스테리도 부려주고?"

"응응"

"잘생긴 남자보면 침흘리기도 하고?"

"헷! 오빠 잘 안다-"

딩동댕동-

"아, 종쳤네. 그럼 난 폰도 줬고, 간다-"

토닥토닥-

"여자애는 그렇게 웃으면서 지내야 이쁜거야"

수민이 돌아가려다 한나의 머리를 토닥이고는 다시 몸을 돌려 교문밖을 빠져나간다.

"으으-... 끝까지 방심 못할 남자라니깐..."





"누구야?!"

"사이는? 사이는 어떻게 되는데?!"

"헐!! 너가 그렇게 간지나는 사람이랑 아는 사이라고?!"

이 대사들은 한나가 교실로 갔을때 보인 반친구들의 반응...

그리고 한나는 그렇게 들려오는 소리를 한번의 대사로 조용히 시킬 수 있었다.

"그 오빠. 약혼자있어. 안 넘보는게 좋을걸?"

그리곤 모두들 오빠가 약혼자를 가진 품절남이라는 것에 혀를 차며 자리에 돌아갔다는건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마지막 사흘째날 이른 아침-

탁-

수민의 방에 불이 켜진다.

"오빠- 일어나--"

한나가 열심히 숙면하고 있는 수민을 흔들어 깨운다.

그에 수민이 갑작스레 켜진 불에 적응 못하고 손으로 눈을 가리며 반쯤 잠긴 목소리로 대답한다.

"으음-... 뭐냐.."

"일어나봐-"

"뭔데-..."

"...헤헷-"







"이게... 뭐냐......"

두둥-

쿠구구구구구-

"꺄아아아아아악-!!"

두두둥-

쿠과과과과과-

"꺄아앙앙아ㅏ아아ㅏ아앙아-!!"

"뭐긴- 놀이동산이지-"

"그러니까 내가 끌려온 이유는 알겠거든?"

"응응. 모르면 안되지-"

"근데 왜 하필 놀이동산에서 제일 스릴넘치는 놈인데?!"

"왜? 스릴 넘쳐보이고 좋네. 뭐-"

"우리... 딴데로 가자. 내가 좋은데 많이 알고 있거든? 가자. 응?"

수민이 저런 것 따윈(?) 보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손으로 가리곤 한나를 다른 곳으로 끌고간다.





"우와아-"

수민이 끌고 온 곳은 딱 봐도 데이트코스라는걸 알게해주는 아름다운 장미공원... 그에 한나는 입이 떡 벌어진다.

"이쁘지? 앞으론 놀이동산에 남자랑 오면 이런데에 데리고 가라고?"

"오빤 이런델 어떻게 알았어? 여기 처음 아냐?"

"훗, 어리석은 녀석... 놀이동산에 이런 코스는 기본아니냐-"

"그런가..."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지마.. 진심으로 보이잖아..."

"난 진심인..."

"그만... 우리 이 주제는 여기서 끊자고. 여기에 대한 감상이나 말해줬으면 하는데..."

"소감? 진짜 너무 이뻐! 도대체 누가 관리하고 있는거야?"

"그 분야의 전문가가 관리하고 있겠지"

"역시 그런가? 우와-... 너무 이쁘다... 정말 이 말밖엔 안 나와"

한나가 옆에 있는 꽃 가까이에 쭈그려 앉아 꽃향기를 맡는다.

"으음- 향기도 좋다아..."

한나가 기분좋게 향기를 맡으며 돌아다니는 것을 수민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수민은 자신의 지금 행동을 눈치챔과 동시에 얼굴이 굳어진다.

"제길... 역시 나에게 있어서 한나는..."

"오빠-!! 여기 가게있어! 들어가보자!!"

한나가 언제 저 멀리까지 갔는지 레어템발견!! 이라며 수민을 멀리서 부른다.

"오냐-"

"얼른와-"

"역시 한나는.................. 귀여운 여동생일 뿐이야"




"우와아- 오빠 이거봐! 말린 꽃잎으로 새를 만들었어! 진짜 이쁘다-..."

"오오- 민간인은 절대 못 만들 예술 작품이네. 아, 한나. 저기 아이스크림 파는데?"

번쩍-

"아이스크림??"

"한나... 방금 눈이 번쩍였나...?"

"착각이겠지- 자,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킥, 오냐-"





"............."

"저... 손님...?? 무슨 일이신지......"

아이스크림박스를 쳐다보고만 있는 한나에게 직원이 다가와 물어보는데 수민이 '아이스크림사려는데 고민이 되나보네요'라며 직원을 보낸다.

".........."

빠안-

"......한나, 아이스크림박스 뚫어지겠다. 그만 쳐다보고 빨리 골라, 마저 구경 안 할거냐?"

"하지만 안에 아이스크림도 잘 안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안보이는걸... 다 처음 보는 것 뿐이야..."

"안보이면 뚜껑열어서 고르면 되잖냐"

"그건 아이스크림에 대한(?) 예의가 아냐!"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아이스크림 박스 뚜껑 열어서 고르면 아이스크림이 녹잖아! 그건 예의가 아니지!"

"떠먹는거니깐 상관없잖아... 것보다 너... 내년에 고딩맞지? 응?"

"이익... 놀리지마! 나 고딩 맞거든?! 난 순수하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것 뿐이라구!"

"아- 아-. 알겠으니까 아이스림이나 빨리 고르고 가자"

"으응-... 아앗-!! 위에 메뉴판이 있었어?! 하아-... 나의 그 복잡했던 고민은 뭘 위해 있었던 것인가..."

"킥킥킥- 뒤에서 보니깐 아주 가관이네- 킥킥"

수민이 한나의 모습에 배를 잡고 웃어재낀다.

하지만 메뉴판을 발견한 한나는 수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메뉴판에 빨려들어갈 듯 집중한다.

"오오- 이거 좋다! 바이올렛 천연색소에 바닐라향 첨부! 앗싸-"

뒤적뒤적-

"여깃다- 오빠!"

"오냐-"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도 하니 수민이 물주가 되주기로 했기에 계산대에서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는 한나에게 불평없이 계산을 한다.

"우와- 색깔 이쁘다- 어... 스푼이... 여깃다. 헤헤헤헤헤......"

한나가 계산이 끝나자 마자 그새를 못참고 아이스크림 뚜껑을 연다.

"후후후... 맛있겠군..."

한나가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한스푼 떠서 입으로 가져간다.

냠-

"아앙- 맛있다- 누가바와는 뭔가가 다른 색다른 맛이구나-"

"나도 맛 좀 보자"

낼름-

"......!!"

한나가 홀릭하며 한 스푼 더 뜨자 수민이 한나가 들고 있는 스푼 & 아이스크림을 자신쪽으로 그대로 이끌곤 자신이 낼름 먹어버린다.

그리고 한나는 얼굴이 빨게진 채로 석화......

"헤에- 꽤나 맛있는데? 춥긴 하지만... 어, 한나. 얼굴 빨게졌다?"

수민이 장난그럽게 한나의 얼굴을 콕 찌르며 말하자 한나가 자신의 볼을 감싸며 뒤로 물러난다.

"이, 이이이이이게 무,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라니? 뭐 말이야?"

"나, 남이 먹던 스푼에 이... 입을 댄거라던가! 내 볼 찌른거라던가!!"

"야- 우리가 남이냐? 너가 어렸을 때  니 뒤치닥거리를 한게 나라고?"

"난 그 때가 기억안나니까 패스! 것보다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에이- 장난 좀 친거가지고 왜 그러냐? 빨리 딴데 구경하러 가야 되는거 아냐?"

"이이익-!!!!!"

성큼성큼-

한나가 갑자기 어디론가를 간다.

"어, 한나. 어디가냐?"

"딴데 구경하자며!"

"푸핫-! 그래그래. 마저 구경해야지"

"그만 웃고 빨리 가-!"

"오냐-"




"하아- 피곤해애-"

풀썩-

한나가 소파에 늘어지게 앉는다.

"피곤할 게 누구냐?"

풀썩-

수민이 한 손에 백주캔을 들고 소파에 앉는다.

"응? 맥주는 어디서 난거야? 것보다 오빠. 미성년자 아녔어?"

"맥주는 냉장고에 있던거 꺼내온거고 난 주민등록증도 나온 인간이다?"

"헤에... 그랬구나......"

"왜? 부럽냐?"

"흥! 나도 3년만 있으면 주민등록증 나오거든?"

"킥- 그래그래"

띠리리- 띠리리-

"어?"

"아, 잠깐만. 근데 내 폰이 어딧지?"

"방에 걸어둔 코트에 있는거 아냐?"

"아, 맞네.."

"아냐아냐- 내가 가져올게. 내가 더 가깝잖아"

"그래줄래? 땡큐"

"뭘 그런거 가지고-"

끼익-

"어디보자-..."

뒤적뒤적-

"아, 여기있다...어...??"

〔 마누라 〕

"마.. 누라... 하하.. 뭐, 약혼자인데 당연한건가"

"한나, 안오냐? 전화 끊기겠다"

"예- 예- "

한나가 적당히 건성으로 대답하며 자신의 기분을 슬쩍 숨긴다.

"자"

"오우- 여보세요-"

[남편-]

수민의 폰스피커에서 콧소리가 잔뜩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우! 마눌-"

[남편 지금 뭐해-?? 나 지금 마니마니 심심해애-]

"하아-..."

[남편. 갑자기 왠 한숨이야-? 한숨은 몸에 안조아아-]

".............이젠 안되겠으니 제발 그 코맹맹한 소리 좀 안내줬으면하는데요"

[어머, 남편- 무슨 소릴 하는거야아-?? 갑자기 왜 존댈 하는건데에-?]

"아, 그 짜증나는 말투 좀 하지 말라고요. 정혜한테 빨리 폰 돌려주고요. 아 진짜-"

수민이 짜증난다며 금방이라도 전화를 끊을듯이 말한다.

[아, 알았어. 그만두면 되잖아! 왜 성질이야?!]

"오죽하면 성질을 내겠냐고요. 옆에 애가 듣고 있는데 교육상 안좋게시리..."

[애...?? 얘! 정혜야!! 니 남편 드디어 사고쳤다! 어딜갔나 했더니 숨겨논 앨 만나고 있었구만?!]

"그게 아닌거 알면서 왜그러는건데요?! 한나! 이한나 알죠?? 예전에 옆집에 살던!"

[아아-?!?! 치사하게 혼자만 만나러 간거야?! 나는?? 나느은?!?]

"한나야.. 난 절대 이런 엄마 되면 안된다. 알겠지? 이 오빠랑 약속.. 아니, 맹새하는거다?"

수민이 폰을 잠시 멀리하곤 옆에서 구경(?)하던 한나에게 진지하게 말한다.

[엄마랑 통화중에 무슨 이상한 맹새를 하는건데에!! 한나야! 오빠말 듣지마아!! 듣지말란 말이야!!!]

수민이 고개를 절레절레흔드며 폰을 나에게 건네준다.

한나가 당황한표정으로 수민을 보자 수민이 입모양으로 '진정시켜줘'라고 하자 한나가 어쩔 줄 몰라하다 입을 연다.

"하하... 아주머니 안녕하셨어요...??"

[오냐! 한나도 건강하게 잘 있었고?]

"우와... 엄마.. 이렇게 어른스러운 모습도 가지고 있었어?"

[에잉- 그렇게 진지하게 말하지마- 한나가 진짜로 믿어버리잖아-]

"아니예요- 언제나 시끄러운게 예전과 전혀 다를거없으세요!"

[..........]

"큭큭큭큭큭....."

한나가 웃으며 대답하자 수화기에선 말이 없어지고 수민은 차마 대놓고 웃을 수 없었는지 고개를 돌려 웃음을 참는다.

"에... 반응이.. 왜 이럴까...??"

"킥킥.. 별거 아니다. 넌 신경쓸거 없어. 엄만 빨리 정혜 바꿔주시고. 방에 들어가 쉬세요. 많이 늦었으니깐"

[응.. 그럴게... 한나야. 쉬렴?]

"예이-"

"쉬세요"

"킥킥"

"내가 뭐 잘못했어? 아주머니 상태 안 좋아지신 것 같은데..."

[아냐. 잠시 충격을 받은것 뿐이니깐 걱정 안해도 되]

한나가 아주머니를 걱정하자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

"어... 약혼자씨...??"

[어머, 약혼자씨라니.. 후훗... 귀여운 아이구나? 난 약혼자씨보단 정혜언니라 불러줘?]

"너희들 시간도 늦었는데 그런 소릴 할때가 아니잖아."

수민이 시간도 늦었고 해서 두사람을 중지시킨다.

"그래서 나한테 전화한 이유는 뭐냐? 그냥 엄마의 변덕?"

[그것도 있지만... 남편 내일 온다고 해서...]

"아아- 어. 내일 출발할거야"

수민이 한나를 힐끔보더니 대답한다.

"오빠... 내일 가...??"

언제까지고 계속 될것 같던 나날들이... 내일 끝난다고...? 이렇게 갑자기...??

[아... 아직 한나한테 예기 안 했나봐...?? 내가 말실수했네...]

"아니, 괜찮아. 내일 말하려 했지만 그 시간이 조금 빨라진 것 뿐이야. 끊어"

[으응...]

탁-

수민이 전화를 끊고 한나와 눈을 마주친다.

"한나야. 나 내일 집에 다시 돌아가. 어차피 집에서도 몰래 나온거라서 엄마 많이 화났을거고"

"......"

한나가 아무말않고 얌전히 수민을 쳐다본다.

"나 내일 이 집에서 나가는건 맞아. 근데 말이다... 영원히 못만나는게 아니잖아. 나중에 내가 시간나면 또 놀러올 수도 있는거고......."

"오빠. 난 서론 긴 거 싫어해. 거기다 왠 아이 달래는 톤? 내가 무슨 애기도 아니고..."

"응? 아아- 상처받을까봐 돌려말한 거.. 다 들켰나?"

"그런건 오빠스타일 아니잖아- 평소대로 해"

"그래, 나 내일 이 집 나간다"

"응. 그래야 오빠답지. 맥주에 취한건가? 훗!"

"킥! 그런걸지도?"












그리고 다음날-

수민이 별로 있지도 않은 짐을 가방에 간단히 집어넣고선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마치곤 현관문 앞에서 진짜로 마지막인사를 한다.

"간다. 한나"

"응..."

"혈기왕성해야 할 시기인 녀석이 왜 이렇게 힘이 없냐? 정신차리고!"

부비부비-

"우웅-..."

수민이 장난스레 웃으며 한나의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그럼. 진짜 간다"

"아주머니.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실례했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예-"

수민이 한나의 부모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곤 한나에게 손을 흐들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아...!!"

한나가 밖으로 나가는 수민의 뒤를 서둘러 쫓아나간다.

"오빠!!!"

"엇...!!"

풀썩-

한나가 수민을 불러 뒤돌아 자신을 보는 수민의 품에 뛰어든다.

"한나...??"

번뜩-

"엇..."

한나가 수민의 품에 얼마 간 얼굴을 묻고 있다 갑자기 얼굴을 번쩍들곤 수민과 눈을 맞춘다.

"오빠. 이걸로 정말 안녕이야"

"안녕이라니..."

"이젠 오빠를 좋아하던 한나는 없어"

"......"

"그러니깐 난 신경쓰지말고 정혜언니랑 이쁜사랑해. 정혜언니 정말 착한 사람인것 같아. 그러니깐 헤어지면 정말 용서 안할거야"

"훗...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깐..."

스윽-

수민이 한나의 눈가에 손을 가져간다.

"우웅..."

수민이 손으로 한나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준다.

"내가 가면 울지나말라고"

"응......"

한나가 수민에게서 떨어져서 눈물을 마저 훔친다.

"그럼 결혼식날 불러줘. 오빠가 그냥 오빠가 됬다는걸 증명해 보이겠어"

"그럼 내기할까?"

"??"

"넌 그걸 증명해봐. 난 못잊게 만들어주지"

씨익-

수민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한나와 눈을 맞추기위해 허리를 살짝 굽힌다.

"?!"

쪽-

"?!?!?!?!?!"

수민이 한나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이별의 키스-"

수민이 한나가 화내기도 전에 먼저 발을 돌려 뛰어가 버린다.

"그럼 간다- 다음에 만날때를 기대하라고-"






그리고 몇년 뒤-


딩동-

"예- 누구세요-"

한나가 벨이 울리자 텔레폰으로 밖을 보자 카메라에 누가 장난이라도 친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딩동-

"누구신데 카메라를 가린거죠?"

딩동-

"아- 정말..."

한나가 계속해서 벨을 울리는 바깥의 누군가에 대해 인내심의 바닥을 느끼곤 문을 연다.

"누구신데 아까부터..."

퍼벙-

"꺄악-!!"

"서프라이즈-"

"오, 오빠!!"

수민이 폭죽을 터뜨리며 한나를 놀래킨다.

"이, 이게..."

한나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고 바디랭귀지로 이게 무슨일이냐고 수민에게 뜻을 전하자 수민이 웃으며 대답한다.

"내기를 결정지어야지-"

"내기...?? 아아-"

"이번 주말이다"

"오케이-"

수민이 무언가를 축하하는 내용으로 추정되는 카드를 전한다.

그리고 한나는 내용물을 보지도 않았지만 뭔지 안다는 듯 받아들곤 기대하라고- 라며 씨익- 웃는다.

"그럼 난 전할거 전했으니깐 이번주말에 보자고, 나는 간다-"

"응- 이번 주말에 봐-"

"오냐-"

수민이 한나에게 손을 한번 흔들더니 문을 닫고 나간다.

그리고 수민이 나가자 한나가 세련되게 접힌 카드를 펼쳐본다.

《                     저희 결혼합니다
    12월 25일 O요일 OO결혼식에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인거 아시죠?
   그러한 특별한 날에 귀하는 저희 결혼식에 초대 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시는 귀하와
   아주 잘 어울리는 날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생각에 동의하시죠?
   저와의 내기를 잊지 않으셨다면 와주시길 바랍니다.
   안오시면 저한테 진걸로 알겠습니다.
   아아- 저한테 진거면 제가 괜히 귀찮아 지겠는데...
   결혼식날 와서 제가 더 이상 안귀찮아지게 해주세요?
   아, 혹시나 걱정할까봐 알려주겠습니다.
   이 카드는 귀하전용 카드입니다.
   귀하는 특별히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카드를 받으신 겁니다.
   제가 직접 썼으니 당연한거지만요...
   제가 그렇게 귀한 카드를 줬으니 꼭 와주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번 결혼식의 주인공들로부터...-

   p.s 이번 결혼식에서 끝장을 내자고?
         내가 초대장이라고 존댓말까지 써줬으니깐 꼭 와    》


"후훗... 끝까지 안지려 한다니깐..."

한나가 미소를 지으며 초대장을 다시 접는다.

"그럼, 이번 주말에 길고 긴 결말을 내야겠지? 이번 주말이 기대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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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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