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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어떻게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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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0 Apr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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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어떻게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가

by 크로이츠 2009/04/25


2004년 4월, 일본의 라이트노벨 레이블인 전격문고에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라는 신작이 발매되었다. 작가인 카마치 카즈마는 2002년에 있었던 제9회 전격게임소설대상에 응모했던 신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담당편집자인 미키 카즈마와 함께 작품을 준비해 데뷔한 것이었다.
발매 직후 일본 웹상에서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대한 감상이 줄을 이었다. 동시에 발매된 신작으로는 제10회 전격게임소설대상의 장려상 수상작과 카도노 코우헤이의 단편, 나리타 료고의 『듀라라라!!』등이 있었지만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화제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물론 호평일색이었던 건 아니었다. 메이저 서평사이트를 중심으로 절찬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불평도 많았다. 특히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았고, 니시오 이신이나 나스 키노코의 영향이 너무 눈에 띈다는 비난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여론 속에서도 특이한 부분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나 많은 불평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었다는 의견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로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리즈화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그 이후로도 계속 화제가 되었다. 이번 권은 마음에 안 든다, 여전히 문체가 형편없다, 주인공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식의 불평이 끊임없이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인기는 꺾일 줄을 모르고 계속 상승했다. 미디어믹스의 도움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만화판이 연재되기 시작한 건 13권이 발매되었을 무렵) 회사측에서 특별히 홍보에 힘을 기울였던 것도 아닌데, 그저 내용만으로 계속해서 독자를 끌어 모았다. 2ch에 만들어진 작품 스레에는 엄청난 수의 팬이 모여들었다.
결국 2007년 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문고판매순위에서 전격문고를 대표하는 양대작가였던 카도노 코우헤이, 시구사와 케이이치의 신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오사카야 집계). 신인상에서 수상도 하지 못하고 1년 넘게 편집부의 리테이크를 받아온 신인작가가, 3년의 세월을 거쳐 라이트노벨 시장의 정점까지 도달한 것이었다.

결국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시리즈가 20권에 가까워진 지금도 계속해서 독자를 늘려가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화판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과 외전만화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도 라이트노벨원작의 만화로는 이례적인 1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오리콘 집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판의 DVD와 블루레이의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대한 불평이 많았던 건 그만큼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인기 있는 작품이며 얘기꺼리가 많은 작품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어떻게 이 정도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니시오 이신이나 나스 키노코의 영향을 받은 듯한 문장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며 거칠다. 강조점이나 루비를 사용한 이중표현도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기승전결이 부자연스러운 등 구성력도 떨어지는 편으로, 특히 단편집 형식의 에피소드는 다른 작가와 비교했을 때 완성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지만 한번 등장하고 나면 그 뒤에는 거의 무시되곤 한다(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조연으로 재활용되는 경우가 늘었지만). 제목까지 차지하고 있는 메인히로인 인덱스는 1권 이후로는 완전히 조역으로 전략해버렸으며,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미사카 미코토도 일부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가끔 얼굴만 비출 뿐이다. 특정캐릭터의 매력이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금은 일반화되어 있는 메타적인 시츄에이션과 개그를 비교적 일찍 도입하긴 했지만 그다지 매력적인 편은 아니었다. 다양한 설정이 등장하지만 불명확하거나 구멍이 있는 부분도 많아 일본의 팬들에게는 플렉시블(flexible)이라고 우스갯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흠을 잡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흠을 잡을 수 있는 소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희대의 졸작으로 깎아내리는 것도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는 수많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소설로서의 퀄리티가 높지 않더라도, 현시점에 있어서 다수의 독자들에게 통하는 무언가가 존재했기 때문에 그만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21세기에 들어서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한 트렌드인 ‘불행소녀물’과 ‘소년만화적 요소’를 제대로 결합시킨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에 있다.


원래 불행한 처지에 놓인 소녀란 동서고금의 이야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며, 애니메이션 등 일본의 오타쿠문화에 있어서도 자주 사용되는 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게임브랜드 Key의 작품군이나 ‘세카이계’의 유행으로 만들어진 장르인 ‘불행소녀물’은 기존의 작품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공통된 경향성을 갖고 있다.

21세기의 ‘불행소녀물’의 구조는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히로인인 소녀는 그녀 혼자로서는 저항할 수 없는 가혹한 운명의 소유자다. 주인공인 소년은 히로인의 그런 운명을 모르고 히로인과 가까워지며, 주인공과 히로인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가혹한 운명은 히로인을 앗아가고, 주인공과 크나큰 슬픔을 겪는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히로인은 비극적인 운명에서 벗어나고, 주인공과 히로인은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작품이 이런 구조를 따르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히로인이 ‘불행소녀’라는 점을 이용해 스토리의 호소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독자(내지는 플레이어)는 히로인의 불행한 처지에 동정하면서 애착을 갖게 되고, 그녀가 맞이하게 되는 비극, 그리고 이별을 지켜보면서 주인공과 함께 슬픔을 느낀다. 그런 비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과 히로인이 함께 보내는 일상은 더욱 소중하고 애착이 가는 것이 되며, 또한 그런 일상이 있기 때문에 히로인의 불행한 운명으로 인해 일상이 파괴되는 순간 더 큰 상실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히로인과의 이별 때문에 큰 슬픔을 느끼고 있었을 때, 기적적으로 히로인이 구원받고 해피엔딩이 시작된다면 그 감동은 더욱 커진다.

몇몇 선구적인 작품들을 통해 이와 같은 스토리라인의 매력과 상업성이 증명된 뒤, 이와 같은 ‘불행소녀물’은 계속해서 창작되게 되었다. 캐릭터를 중시하는 ‘모에’ 열풍 속에서, 이와 같은 불행소녀 요소는 시리어스한 스토리를 만들기에는 최적의 스토리라인이었던 것이다.
라이트노벨에 있어서는 이미 1998년의 『부기팝 리턴즈 VS 이매지네이터』가 오리하타 아야를 히로인으로 한 불행소녀물로서의 측면을 갖고 있었으며, 2001년에는 세카이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이 나오면서 불행소녀물 유행의 시작을 알렸다. 『작안의 샤나』처럼 전투미소녀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도 히로인의 ‘평범한 소녀로서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적과 싸워야하는 가혹한 운명의 소유자’라는 측면이 부각되었고, 에로게적인 일상표현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불행소녀물의 요소는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도 이와 같은 불행소녀를 에피소드마다 하나씩 내세운 작품이었다. 1권에서는 마술사들에게 쫓기고 있고 1년마다 기억이 지워지는 금서목록의 소녀 인덱스가 등장하며, 2권에서는 도구로서 이용당할 뿐 마지막까지 히로인은 되지 못하는 히메가미 아이사가 등장한다. 3권에서는 계획을 위해 한명씩 살해당하는 2만명의 시스터즈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절망적인 싸움을 하려 하는 미사카 미코토가 히로인이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서는 이처럼 불행한 처지에 놓인 히로인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그야말로 ‘불행소녀물의 연속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의 ‘불행소녀물’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불행소녀물에 있어서 주인공은 히로인을 구하는 데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불행소녀물’의 원류 중 하나인 마에다 준, 히사야 나오키의 작품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듯이 21세기의 불행소녀물은 상처입히는 성(소년은 소녀를 상처 입히는 존재이며, 이 사실을 인식한 소년은 적극성을 잃고 수동적인 존재가 된다는 내용인 오타쿠의 심리분석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행소녀물’에 있어서 주인공이 불행소녀를 자신의 힘으로 구원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주인공은 히로인을 상처 입히고 힘들게 만드는 존재이며, 클라이맥스에 있어서도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하면서 슬픔에 젖는 경우가 많다.
먼치킨적인 주인공에 대한 반감이 오타쿠문화 전반에 형성되어 있었던 탓도 있어, 액션물이면 주인공보다 히로인의 전투력이 훨씬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주인공에게 히로인의 비극을 통쾌하게 해결해줄 만한 능력은 없었다.
대부분의 불행소녀물에 있어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수동적이고 무력한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소극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만 유행하면 그에 대한 반동도 생기게 된다. 불행소녀물이 아니더라도 수동적인 주인공은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주인공을 답답하게 느끼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영웅적인 주인공에 대한 수요도 생기게 되었는데, 마침 일각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작품이 있었다. 바로 나스 키노코의 『Fate/stay night』를 필두로 한 소년만화적 요소를 지닌 작품들이었다.


『Fate/stay night』의 성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년만화적인 요소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소년만화라고 하면 『드래곤볼』등의 에스컬레이트 요소나 우정, 승리, 노력의 『소년점프』3요소 같은 개념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런 요소들은 어디까지나 구시대의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일선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년만화적 요소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소년만화적 요소의 정수란 결국 대결이라는 갈등을 세련되고 인상적으로 연출하는 것에 귀결된다. 주인공의 적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지만, 주인공은 적과 싸워 쓰러뜨려야하는 절실한 이유를 갖고 있다. ‘친구를 지키겠다’로 대표되는 소년다운 순수한 이유를 지닌 주인공은 명확한 의지를 갖고 전력을 다해 강적과 부딪히게 된다.
이와 같은 일종의 ‘뜨거운’ 감정 내지는 분위기의 흐름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소년만화적 요소이자 감성인 것이다.

‘열혈’이나 ‘근성’ 같은 요소는 남성향 오타쿠문화에서 자주 사용되어 왔던 요소지만, 어린 시절 로봇물이나 스포츠물에서 느꼈던 감정의 재현으로서 패러디에 가까운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사용되는 소년만화적 요소의 ‘뜨거움’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등신대의 소년이 온 힘을 다해 싸우는 모습에만 중점을 두면서, 어디까지나 현재의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뜨거움’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소녀를 구한다, 친구들을 지킨다, 악당을 쓰러뜨린다, 그런 명확한 의지를 갖고 강적에 맞서 싸우고 소리 지르며 상처입고 승리하며 때로는 자신까지 희생하는 모습을, 고전적인 ‘열혈한(熱血漢)’ 이미지가 아니라 밝은 성격의 등신대 소년의 모습을 통해 묘사하는 것이 최근의 ‘소년만화적 작품’의 전형이다. 여기에 패러디적인 ‘열혈’은 존재하지 않으며, 있는 것은 오직 포맷에 맞게 재창조된 소년적 감성뿐이다.
이와 같은 소년만화적 감성을 접목시켜 큰 성공을 거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나스 키노코의 『Fate/stay night』였다. 나스 키노코 본인이 선호하는 전통적인 전기액션물을 에로게라는 포맷에 담으면서 미소녀물적 캐릭터조형을 사용했고, 여기에 소년만화적 배틀요소를 더하면서 폭넓은 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세련된 소년만화적 감성을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라이트노벨에서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도입했다. 이것은 작가인 카마치 카즈마가 담당편집자인 미키 카즈마와 함께 작품을 기획하면서 의식적으로 집어넣은 것으로, 이를 통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수많은 소년~남성 독자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여담이지만, 일러스트 담당인 하이무라 키요타카는 원고를 처음 읽은 뒤 「이건 소년만화군」이라는 생각을 하고 곧바로 서점에서 『BLEACH』등 소년만화를 잔뜩 사와 연구한 뒤 일러스트를 그렸다고 한다.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소년만화라는 방향성을 눈치 챘다는 것에 작가와 편집자도 놀랐다고 한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기억을 잃어야 하는 소녀 인덱스를 히로인으로 내세운 전형적인 ‘불행소녀물’이면서, 주인공인 카미죠 토우마가 좌절을 겪으면서도 굳은 의지로 싸워 인덱스를 구해내는 ‘소년만화적 요소’를 지닌 소설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불행소녀물은 주인공이 히로인의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면 성립되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작중에서도 토우마는 인덱스를 더 안 좋은 상황에 빠뜨리게 되며, 급기야는 인덱스를 포기하고 적에게 넘겨주려고까지 한다. 불행소녀물에서 주인공은 평범한 등신대의 소년이어야 제맛이지, 통쾌하게 적을 쳐부수고 히로인을 구해내는 먼치킨이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년만화적인 재미를 주려면 주인공은 적에 맞서 싸워야한다. 현실적인 무기만 나오는 내용이라면 몰라도 능력배틀물이라면 주인공에게는 특수한 능력이 부여되어야 한다. 그런데 주인공이 강력한 능력을 지닌 존재라면 불행소녀물을 만들기 어렵다. 적당한 능력을 부여하더라도 계속해서 전투를 벌이다보면 점점 강한 적이 등장하는 인플레이션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런 수렁에 빠져버리면 불행소녀물 같은 건 제대로 진행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불행소녀물로서의 성격을 극대화하면 소년만화적인 재미를 살리기 어렵고, 소년만화적으로 재미있게 만들려다 보면 불행소녀의 비극을 제대로 연출하기 힘들어진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어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섞으면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1권으로 이야기를 일단락지어야 하는 라이트노벨로서는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단 하나의 설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어디까지나 평범할 뿐인 소년이 불행한 소녀를 만나는 불행소녀물을 연출하면서, 적을 쓰러뜨리고 소녀를 구해내는 소년만화적 재미를 살리는 것도 성공한 것이다.
불행소녀물의 재미와 소년만화적인 재미를 동시에 극대화한 비결. 그것은 바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구인 카미죠 토우마의 오른손, ‘이매진 브레이커’의 존재에 있다.

주인공이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어 그 힘을 사용해 적을 통쾌하게 물리치고 히로인을 구해내는 이야기는 항상 수요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에 반감을 갖는 독자는 상당히 많다. 특히 어느 정도 나이가 되는 독자는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하지만 카미죠 토우마가 갖고 있는 능력인 ‘이매진 브레이커’는 어디까지나 적의 능력을 무효화시킬 뿐으로, 대단한 능력이긴 하지만 별다른 파괴력도 살상력도 갖고 있지 않다. 무적의 능력인 것도 아니라서 전투를 끝마친 뒤에는 항상 병원에 실려 가곤 한다. 본문중에서도 레벨0의 무능력자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카미죠 토우마는 지극히 평범한 등신대의 소년이 될 수 있다. 만능계열의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이 먼치킨적인 주인공에게 갖는 반감을 회피할 수 있으며,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만화적인 카타르시스는 줄어들지 않는다. 적이 사용하는 엄청난 마술이나 초능력을 오른손으로 모조리 무효시켜가며 전진한 뒤 카미죠 토우마는 ‘그 환상을 부숴주겠어!’라며 주먹을 날린다. 약한 능력을 이용해 열심히 머리를 굴려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두뇌전 타입의 작품과는 달리 카미죠 토우마의 이매진 브레이커는 지극히 심플하며, 그렇기 때문에 전투장면은 스피디하고 명쾌하다. 카미죠 토우마는 항상 불리한 상황에서 수많은 부상을 입으면서 싸우기 때문에 치열함도 더해진다.
그리고 이 전투장면은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철두철미한 ‘불행소녀물’이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한다. 카미죠 토우마는 항상 불행한 처지에 있는 소녀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으며, 소녀가 상처 입는 것을 막기 위해, 혹은 소녀가 상처 입었기 때문에 굳은 의지를 갖고 싸움에 나선다. 소년만화에 있어서 필연적인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은 전투장면을 연출함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것이지만,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서는 이와 같은 불행소녀를 등장시킴으로써 히로인에 대한 관심과 동정을 그대로 대결상황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연결시켜버린다.
동시에 이와 같은 전투장면은 카마치 카즈마가 라이트노벨 작가로서 다른 작가보다 앞서는 몇 안 되는 부분인, 그 특유의 연출력을 통해 강렬한 호소력을 지니게 된다. 문장 자체는 정리되어 있지 않은 거친 것이지만, 카마치 카즈마는 상황이 얼마나 처절하고 절박한지, 
캐릭터의 각오와 의지가 얼마나 굳고 강한지, 지금의 싸움이 얼마나 의미 있고 ‘주인공다움’으로 가득 찬 것인지 공들여 설명한다. 애니메이션판에서 그대로 나왔을 때는 일부 시청자들의 실소를 샀을 정도로 대사를 길게 늘어놓지만, 소설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된다. 독자는 그 문장을 따라가며 몰입하면서 점점 고양되고, 마지막 일격이 작렬하며 사건이 해결되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실력만큼은 탑클래스인 카마치 카즈마의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이 모든 것은, 카미죠 토우마가 갖고 있는 무기가 오직 오른손 하나뿐이기에 성립되는 것이다. 평범한 소년이 불행한 소녀를 위해 이를 악물고 맨몸으로 싸우는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강력한 특수능력을 쓰는 적을 통쾌하게 물리치는 심플한 재미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있다.
이건 어디선가 본 듯 하면서도 실은 이전까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기존의 장르적 토양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타입의 소설이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이매진 브레이커라는 설정을 통해 불행소녀물과 소년만화적 재미를 완벽하게 결합시켜,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작품을 제시해주었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모든 에피소드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과 세력의 구도가 복잡해졌으며, 액셀러레이터라는 또 하나의 주인공도 생겼다. 한 명의 소녀 이상의 것을 걸고 싸우는 경우도 흔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것은 있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불행한 소녀를 돕고 싶다’와 같은 순수한 감정과 의지로 진행되는 이야기이며, 그를 위해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등신대 소년의 모습을 그리는 지극히 심플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심플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비록 온도차이는 있을망정 수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재미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공통되는 하나의 테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카미죠 토우마가 외쳤고 액셀러레이터가 깨달았던 것. 그것은 바로 주인공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과거의 열혈물이나 소년만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전형적인 영웅적 주인공은 없다. 하지만 주인공이 없는 세상에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나서 주인공과 같은 행동을 하려고 하는 소년들은 존재한다.
불행을 겪는 사람을 앞에 두고, 주인공다운 행동을 하려고 하는 소년들의 모습. 그곳에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미학이 있고, 매력의 근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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